대통령실이 더불어민주당 등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법안이 가결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무게를 두고 국회 상황 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여권에서 ′총선 이후′를 전제로 특검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른바 조건부 수용론이 나온 것을 두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도 나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전 장관이 독소조항과 시점을 빼면 특검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유력 보수언론에까지 나왔다″며 ″대통령실에서 매우 불쾌해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총선을 겨냥해 흠집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라며 거부권을 시사한 데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비슷한 기류의 발언이 거듭 나왔습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대통령 마음을 알 수는 없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형국이죠. 당에서도 이 상태 그대로의 특검을 받아서 총선 국면까지 정치 정쟁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이번 총선 과정 속에서 정당하고 공정한 선거 국면들을 오히려 흐트러뜨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국면에서는 거부권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다만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략적으로 특검법을 재단하는 모습이 어처구니 없다″며 ″주가조작부터 땅 투기까지 의혹이 차고 넘치는데 그 어떤 수사도 거부하겠다는 것이 가당키냐 하냐″고 반발했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범죄를 저지르면 대통령도 수사받아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상식입니다. 대통령 부인은 더더욱 예외일 수 없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왜 법 앞에서 예외입니까? 김건희 여사는 성역이고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니, 특검을 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입니까? 국민이 묻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과거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고 실시간 브리핑까지 했다, 떳떳하고 죄가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이달 말 처리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특검법이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김 여사는 지난 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 귀국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윤 대통령의 오늘 성탄미사 및 예배 일정에도 불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