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신정연

[엠빅] 지식인의 '수호신' 할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답변은?

입력 | 2023-03-29 14:24   수정 | 2023-03-29 14:24
″산타 할아버지 나이는 몇 살이냐″고 묻는 말에 ″아빠 나이와 동갑″이라는 재치있는 답변.

네이버 지식iN에서 5만 3천8백 개가 넘는 답글을 써 유명해진 조광현 할아버지가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 할아버지는 지식인 18개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수호신′에 올랐는데요. 스타가 된 건 특유의 여유와 위트, 인생의 지혜가 담긴 답변을 했기 때문입니다.

치과의사로 활동하다 당뇨로 병원 문을 닫은 조 할아버지는 69세였던 2004년부터 네이버 지식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전문분야인 치의학 관련 질문은 물론 생활상식과 말도 안 되는 궁금증까지.

실명에 가까운 상태에도 돋보기 2개를 써가며 독수리 타법으로 오타 섞인 답글을 달았습니다.

건강 악화로 2017년과 2018년 은퇴했다가 몇 달 뒤 복귀했지만 지난해 3월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건강이 더 나빠져 이번엔 정말 답변을 멈추게 된 고인.

′친구에게 얼굴을 맞은 뒤 대처 방법′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사과받으러 갔다가 욕만 얻어먹고 왔으면 됐다, 욕값은 다 받은 셈″이라는 작년 11월 10일의 문답이 마지막 인사가 됐습니다.

누리꾼들은 조 씨의 마지막 답변 밑에 ′그동안 감사했다′ ′우리 시대 가장 젊은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