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박소희
국내 경제 관련 6개 단체가 상속·증여세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된다며 세제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공동 발간한 ′상속·증여세 개편′ 자료집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단체들은 자료집에서 국내 상속·증여세 부담이 명목 최고세율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일본에 이어 2위인 세계 최고 수준이고, 주식 상속시 적용되는 할증 평가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가 돼 OECD 1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경제 6단체는 실질적인 세 부담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율도 한국은 0.68%로 프랑스에 이어 OECD 2위라고 밝혔습니다.
단체들은 한국이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를 구분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상속·증여세를 매기는 것과 달리 프랑스·독일 등 OECD 15개국은 직계 비속에 대한 상속에는 과세를 면제하거나 경감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와 캐나다 등 다른 OECD 15개국은 상속세를 아예 폐지하고 향후 상속 주식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시점에 세금을 걷는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단체들은 또 현재 상속·증여세제는 소득·재산세를 이미 납부한 뒤 축적한 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다시 과세하게 돼 이중과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높은 상속·증여세 부담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고용 등 경영 활동을 제약하고, 세금 재원을 마련하려 기업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초래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위험을 높인다는 겁니다.
이들 단체는 상속·증여세율을 인하하고, 장기적으로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일률적인 최대 주주 주식 할증평가 규정을 폐지하고, 기업 승계 시 세 부담 완화를 위한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