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세력에 의한 유도 및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의장으로부터 전해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원내1당의 원내대표로서 수시로 국회의장을 만나왔던 저는 윤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든 설득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사퇴시키려 했던 김 전 의장의 노력을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의원은 ″김 전 의장은 그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해주셨다, 이번에 논란이 된 대통령의 대화도 저는 생생히 전해들어서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해당 메모를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박 의원의 메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김 전 의장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지인의 부녀도 그런 기사를 보고 뒤늦게 구경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면서 ″의혹을 규명하지 않고 장관을 사퇴시키면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뒤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장이 평소 입이 매우 무겁고, 없는 말을 지어낼 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의정활동을 같이 해본 사람은 다 알기에 제 메모를 확신해 왔다″며 ″이런 비정상적 사고체계를 가진 대통령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니, 어두운 골목길에서 떼강도를 만난 것보다 더 끔찍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대통령과 독대해 나눈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건 개탄스런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관계기관 회의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고, 특히 차선 한 개만 개방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 열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왜곡된 것인지는 해명하지 않은 데다, 해당 설명대로라면 차선을 개방하지 않은 기관은 경찰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말한 ′사고를 유도한 특정 세력′은 국가기관인 경찰을 의미하는 셈이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