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헉! 만원짜리만 1천장 넘는데?" 쓰레기 속 '돈뭉치' 추적했더니‥

입력 | 2024-01-28 07:58   수정 | 2024-01-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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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아버지와 아들이 헌 책상을 버리려는 듯 분리수거장 한쪽에 책상을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강한 바람이 불면서 옆에 버려진 매트리스 커버가 휘날립니다.

그 순간, 검은색 롱패딩을 입은 아들이 뭔가 발견한 듯 매트리스 쪽으로 다가가더니 커버를 들춰 봅니다.

버려진 매트리스 안에 한눈에 봐도 액수가 상당해 보이는 만 원짜리 현금 뭉치가 들어 있었던 겁니다.

곧바로 아들은 아버지에게 돈을 담자고 하며 망설임 없이 112에 신고를 하고, 강풍에 돈이 날아갈까 조심스럽게 주워 일단 헌 책상 서랍에 보관합니다.

잠시 뒤,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확인합니다.

매트리스 안에서 발견된 현금은 5만 원짜리 120장에, 1만 원짜리 1천197장.

모두 1천8백만 원에 달하는 액수였습니다.

대체 이 돈에는 무슨 사정이 있었던 걸까.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매트리스 주인은 한 80대 할머니였습니다.

2년여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었는데, 매달 아들이 용돈을 줄 때마다 쓰고 남은 돈을 매트리스 틈새에 고이 모아 왔다고 합니다.

이를 몰랐던 자녀가 어머니 집을 고쳐드리려 리모델링을 하면서 헌 매트리스를 그냥 버렸던 겁니다.

소식을 들은 할머니와 가족들은 곧바로 파출소를 찾아왔고, 돈을 발견해 신고한 남성에게도 직접 연락해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할머니의 돈을 발견해 신고를 한 남성도 경찰이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의 고성주 순경.

고 순경은 현장에 처음 배치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임 경찰관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실습 중인 신임 경찰관이 폐기물 속 현금을 발견해 빠르게 대처했다″며 ″할머니가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되찾아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