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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창작권 넘어간 '007', 득일까 해일까…현지 누리꾼도 갑론을박 [애프터스크리닝]

입력 | 2025-02-21 15:23   수정 | 2025-02-21 15:23

영국의 대표 영화 프랜차이즈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창작 통제권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아마존 MGM 스튜디오로 넘어간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007' 시리즈 IP(지적재산권) 공동 소유주이자 창작 통제권을 갖고 영화를 제작해 온 이온 프로덕션 공동대표 바버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G. 윌슨은 20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아마존 MGM 스튜디오와 합작투자(JV)를 신설했으며,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007' 시리즈의 창작 통제권을 갖게 된다"라고 밝혔다. 바버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G. 윌슨은 계속 '007'의 IP의 공동 소유주로 남아있을 예정이지만, 향후 영화의 제작 방향성은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상의 없이 정할 수 있게 된다.


'007' 시리즈는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이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프랜차이즈로, '007'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해외정보국(MI6) 첩보요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962년부터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25개 작품에 걸쳐 영화로 제작됐다. 그동안 숀 코너리, 조지 레이전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등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제임스 본드 역을 연기해왔다. 특히 '007' 시리즈는 이 긴 시간 동안 영국 출신 배우를 고집하거나 영국 본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으로 영국 영화의 자존심으로 꼽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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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이번 계약을 통해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배우를 섭외하더라도 이를 막거나 저지할 만한 권한이 사라졌기 때문. 실제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X(구 트위터)를 통해 "다음 본드로 누굴 고르겠냐"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적어 시선을 끌었다.


이런 파격적인 결정에 '007' 팬들을 비롯한 현지 누리꾼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현재까지는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이다. 우선 제임스 본드의 오랜 팬들은 60년 넘게 지켜져 오던 '007' 시리즈의 헤리티지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007'은 이미 앞서 지난 1995년 영화 '골든아이'부터 본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롤렉스를 오메가로 교체해 논란이 됐던 바 있는데, 미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스며듦에 따라 '007' 시리즈 고유의 스타일이 희석될 수 있다 걱정하고 있는 것. 일례로 수많은 '스타워즈' 팬들이 2012년 디즈니의 루카스필름 인수 이후 변화한 작품의 분위기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007' IP의 남용 가능성도 있다. 일부 '007' 팬들은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를 지나치게 대중적으로 제작하거나, TV 시리즈로 제작하는 등 IP를 마구잡이로 사용해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킬 수도 있을 거라 미리부터 근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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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도 있다. 우선 아마존 MGM 스튜디오의 막대한 자본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 더불어 IP 다양한 활용을 세계관의 확장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프리퀄이나 스핀오프 같은 콘텐츠로 더 다양하게 '007' 시리즈를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기대와 함께 이번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


한편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를 서비스하며 본격적으로 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아마존은 지난 2022년 '007' 프랜차이즈 배급권을 보유한 MGM 스튜디오를 약 85억 달러에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