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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도파민 사라진 '환승연애4', 과몰입은 글쎄 ★★

입력 | 2025-10-02 10:26   수정 | 2025-10-02 10:26
지난 시즌엔 엑스(X, 전 연인)의 정체가 너무 빨리 공개돼 호불호가 갈렸다면 이번엔 너무 느린 게 문제다. 200분의 러닝타임 말미에나 정체가 공개된 데 이어 이별 서사까지 등장하지 않으며 도파민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환승연애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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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첫 공개된 티빙 새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4'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2021년 시작된 '환승연애'의 네 번째 시즌이다.

시즌4의 연출은 앞선 시즌을 담당하기도 했던 김인하 PD가 맡았다. 그는 '환승연애' 시리즈를 탄생시킨 이진주 PD가 JTBC로 떠난 뒤부터 2년 연속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시즌을 떠올려보면 '환승연애3'의 성적표는 성공보단 실패에 가까웠다. 물론 티빙 오리지널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 등 흥행 면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평가 면에선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 출연자들의 극과 극 연애 기간부터 힘이 부족한 서사, 몰입을 깨는 마이크 등 완성도 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었다. 흥행성마저도 기존 시즌에 기댄 결과일 뿐, 온전히 새로운 제작진의 능력 덕분이라 하긴 어려웠다.

가장 큰 문제는 이진주 PD의 감성을 확실히 지워내지 못했다는 점. 마치 전 연인과 완전히 이별하지 못한 채 애증의 끈을 이어가는 출연자들처럼, '환승연애3' 역시 메인 PD가 바뀌었음에도 불구 기본적인 틀과 감성, OST와 구도를 이전 시즌과 흡사하게 유지하려 했다. 물론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다. '환승연애'의 성공 요인 중 연출과 시스템의 힘을 빼고 말할 수 없기에 제작진의 입장에선 욕심이 났을 테다. 하나 김인하 PD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회차가 쌓일수록 어색한 전개 형태를 보여줬고, 결국 몰입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호기롭게 등장한 '실타래'라는 소재는 이미 프로그램 내에서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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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문제는 시즌4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실타래'를 지우고 '타임룸'을 도입, 여자 출연진이 남자 출연진을 직접 찾아가 데이트를 신청하는 새로운 코너도 넣었지만 전체적인 틀 자체는 기존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했다. 심지어 배경음악으로 울려 퍼지는 '해가 될까?'도 그대로다. 그렇다 보니 새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다는 느낌보단 몰아치는 기시감에 지루함이 배가된다.

'환승연애'의 중심축이었던 '과몰입'도 아직까진 느끼기 어렵다. 첫 커플의 정체가 2회 말미에나 공개됐기 때문. 이들이 이별한 이유, 연인 시절의 달콤한 기억 등 이들의 전사를 알아야 두 사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될 텐데, 1주 차 공개분이 끝날 때쯤에야 베일을 벗으며 힘이 빠지게 한다. 심지어 유식의 엑스가 민경임이 공개만 됐을 뿐, 이들의 자세한 서사는 공개되지 않아 1-2회를 되돌아볼 이유마저 잃게 한다.

3회부터는 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가 필요로 해 보이는 이유다. 과연 '환승연애4'가 2주 차부터는 도파민과 애절함 가득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