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21 13:53 수정 | 2025-08-21 15:33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국가보훈부에 제출한 경위서에서, 논란이 된 자신의 기념사를 두고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철학을, 독립운동가의 말과 글을 인용해 광복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확보한 김형석 관장의 경위서를 보면, 김 관장은 ″민족사적 관점에서 광복의 의미를 설명하면서도,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국민까지 통합해, 진정한 광복의 완성인 통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였다″고 기념사 작성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취임식에서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분열 종식과 국민통합을 강조한 것을, 자신은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을 펼친 겁니다.
김 관장은 또, 자신의 기념사를 비판한 보도를 ′취지와 상반되게 일부 표현만 발췌해 의도를 훼손한 무분별한 기사′이자 ′악의적 왜곡보도′로 규정하며 ″기념사 전문을 보면 광복의 의미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국민통합 등의 사명을 알리려는 취지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념사에서 언급한 광복에 대한 관점은 자신이 지난 2004년 국민일보에 기고한 칼럼 내용과 동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관장은 해당 칼럼에서 ″우리는 광복절을 맞을 때마다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했던 투쟁과 희생적인 삶을 떠올리면서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게 된다″며 ″하지만, 우리 생각이 거기에만 머무르면 어설픈 민족주의의 함정에 빠지고 마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MBC는 김 관장에게 ′어설픈 민족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어리석음′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유지하는지,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지만 김 관장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김 관장은 다만, 경위서를 통해 ″국경일 행사에서 기관장 기념사를 집필할 때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을 중심으로 준비한다는 내용의 연설문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며 후속 대책을 언급했습니다.
독립기념관 내부 조직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지난 1987년 독립기념관과 함께 개소했으며, 독립운동사 전문 연구인력들이 독립운동가 발굴과 사적지 조사연구, 일본 역사왜곡 대응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의원은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광복은 연합군 승리가 가져다준 선물′이라는 왜곡된 역사관을 기념사에 담은 것은 궤변에 불과하다″며 ″김 관장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