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봉기

매버릭의 손 들어준 트럼프, 과연 유인기의 승리일까?

입력 | 2025-03-25 10:58   수정 | 2025-03-26 10:43
지난번 ′매버릭이 이길까? 머스크가 이길까?′란 제목으로 머스크가 유인기 무용론을 불붙인 와중에 6세대 유인 전투기 개발의 속행 여부가 곧 결정된다고 기사를 올렸습니다.

[World Now] 머스크가 이길까? 매버릭이 이길까?‥유인 전투기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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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제 예상대로 3월 안에 났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F-47이라 명명된 신형기를 선보이는 세리머니까지 하면서 정치적 의미도 부여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신형기의 제원은 다른 기사에서 많이 다뤄졌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유인기는 바보들이나 만드는 것′이란 머스크 대신 ′아직은 인간이 물러날 때가 아니다′란 즉 탑건 영화의 매버릭으로 상징되는 인간파가 승리한 것이 의외인데요.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배보다 배꼽이 크다‥유인기 1대에 무인기 10대씩?</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트럼프 대통령도 강조했지만 이 F-47의 운용개념은 무인드론들과 편대를 이뤄서 작전하는 방식입니다. 유인기 파일럿의 지시에 따라 윙맨인 무인드론들이 미리 적진에 들어가 정찰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편대 작전 개념인데요. 그런데 미 공군은 이 드론을 1000대 이상 구매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F-47 유인기 1대당 드론이 10기씩은 짝지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대 10이죠.

그럼 가격은 어떨까요. F-47과 함께 작전할 드론으론 안두릴과 제너럴아토믹 두 회사의 제품이 경쟁 중입니다. 예상 가격은 우리 돈으로 대당 4백억 원대는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F-47은 현재 운용중인 F-22의 2천억 원보다는 싸게 가격을 낮출 계획이라고 합니다. 4백억짜리 드론 10대를 2천억 안되는 F-47이 지휘하는 것이니 드론들에 들어가는 예산이 더 큰 것입니다.
국방안보포럼의 김민석위원도 ″우리의 KF-21보다 비싼 드론 수십 대를 유인기 1대가 지휘하는 사실상 무인기가 중심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평했습니다. 또 미공군은 원래는 머스크 식으로 무인기만으로 작전하는 개념도 생각했지만 오히려 유인기 1대가 드론 수십 대 지휘하는 이 방식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미 AI에 의해 단독 작전하는 무인 드론으로 보잉의 X-45 등을 실험했지만 이 X-45도 2천억이 넘어 결코 싸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가 F-47 개발을 명하면서 매버릭 즉 유인기 옹호론자들의 손만 들어준 건 아닌 것같습니다. 오히려 앞으로도 예산 투입의 중심은 무인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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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작년 여름 이후 중단돼 폐지 위기에 놓였던 신형 유인기 개발계획이 되살아난 건 큰 사건입니다. 여기엔 경제적 이유 외에도 외부의 위협 즉 중국의 신형 스텔기들의 등장도 이유가 됐습니다.
작년 말 중국은 개발 중인 J-36과 J-50 두 종류의 6세대 스텔스기를 동시에 노출시켰습니다. 이달 초에도 또 비행 중인 모습이 촬영돼 중국의 SNS에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성능은 검증 안됐지만 기체 대부분이 날개인 전익기에다 꼬리날개가 없는 등 전형적인 6세대 스텔스기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줘 미공군을 긴장시켰습니다.

이 두 전투기가 작년 12월 26일에 동시에 처음 노출된 것도 주목됩니다. 12월 26일은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을 이끌고 첫 주석이기도 했던 마오쩌둥의 생일입니다. 국부의 생일에 맞춰 그 시점에선 최초의 6세대 스텔스 전투기 비행을 선보여 국력을 과시한 셈입니다. 물론 미공군도 6세대 실험기체를 2019년부터 비행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그런 중국의 과시용 비행이후 몇 달만에 트럼프가 6세대 전투기 선정을 발표하며 자신의 대통령 재임순번 47을 따와서 F-47로 명명한 건 이채롭습니다. 신형전투기도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는 정치적 의미부여 도구로 쓰는 셈입니다.

′무인기냐 유인기냐′의 논쟁은 이렇게 미래기술과 경제성, 미중의 정치적 자존심 싸움까지 다채롭게 얽혀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시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