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부장판사]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입니다.″
작가인 허지웅 씨는 ″범죄 이력이 없는 고령의 공무원이라면 내란을 저질러도 죽을 죄가 아니라는 선례가 생기고 말았다″며 분노했습니다.
허 씨는 ″범죄 이력이 없는 고령자가 칼로 찌르면 중상이 경상이 되고, 상처가 저절로 낫냐″며 ″우리는 범죄 이력이 없는 고령자에게 대개 평균 이상의 판단력과 윤리 기준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판사의 문장은 ′다만′이 아니라 ′심지어′로 시작했어야 옳다″며 ″빵을 훔쳤을 때나 적용되어야 할 법정의 선의가 내란우두머리에게 적용되었다″고 직격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동일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노희범 변호사/전 헌법연구관(출처: 유튜브 ′MBC 라디오 시선집중′)]
″고위공직자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해서 자기에게 부여된 헌법과 법률에 의한 권한을 국민을 향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점, 국가공동체를 위태롭게 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중 사유가 돼야 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지 판사가 ′윤석열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내란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감형 사유로 든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노희범 변호사/전 헌법연구관(출처: 유튜브 ′MBC 라디오 시선집중′)]
″일반 범죄와 다르게 내란 범죄라는 것은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국가공동체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그런 중대 범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치밀한 계획이 있었느냐 우발적이었느냐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거고요. 만약에 성공했더라면 처벌할 수 없는 무정부 상태로 빠지게 되는 거고요.″
지 판사 스스로도 내란죄는 보통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우리 형법체계와 달리 ′위험범′도 엄하게 처벌한다며, 이는 내란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내란의 실패′를 감형 사유로 든 건 자기논리를 스스로 부정했다는 지적인데, 일각에 시민들이 윤석열을 감형해주려고 목숨을 걸었던 거냐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윤석열이 ″총을 쏴서라도 문 부수고 들어가라″고 했는데도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다′고 판단한 점도 심각한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