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이인용,김지은

이한영 지난해 6월 신분 공개후 불안속 현실 계속[김성환]

입력 | 1997-02-17   수정 | 1997-02-1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이한영 지난해 6월 신분 공개 후 불안 속 현실 계속]

● 앵커: 이한영씨는 귀순하고 14년 동안 전혀 신분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해 김정일의 동거녀였던 성해림의 망명 사건으로 신분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뒤 이한영 씨는 극도의 긴장과 불안 속에 살아왔습니다.

지난해 6월 신분이 공개된 이후 이 씨의 행적을 추적해봤습니다.

● 기자: 귀순 14년 만인 지난해 6월 이한영 씨의 신분이 드러납니다.

신분이 드러나자 이 씨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 김종은(이 씨 부인): 총을 뒤에서 맞을지 모른다고 가끔 얘기를 하면서 자기가 그렇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하라고 전화번호를 또 적어주고.

● 기자: 이 씨는 불안감을 뒤로 하고 최근 초콜릿 판매를 시작하며 재기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분당과 서울 압구정동의 초콜릿 전문점 등에 물건을 냈습니다.

● 노성훈(분당 뉴코아 백화점 대리): 장사가 잘됐으면 좋겠다 이런걸 가지고 얘기를 주로 많이 했어요.

● 기자: 그러나 생활은 불안과 긴장 속에 일정한 거처 없이 방황이 계속됐습니다.

피격 장소인 분당의 선배 아파트에 옷가지만 맡겨 놓고 친구집과 여관을 전전했습니다.

불안 속의 방황으로 결국 주민등록까지 말소되고 맙니다.

● 김장현(대학선배): 딸이 한 9살 된 딸이 하나 있지요, 작년에 취학을 했어야 되는데 주민등록이 문제가 돼가지고 아마 말소된 걸로 아는데 초등학교를 못 들어가고 금년에 집어 넣어야죠.

● 기자: 모든 집안 살림은 오래 전 용인의 이삿짐 센터에 맡겨 놓은 상태입니다.

이한영씨가 언제쯤 맡겼습니까?

● 통인 익스프레스 관계자: 한 1년 정도 넘은 것 같거든요.

● 기자: 이번 설날에 이한영씨가 세배를 왔던 외삼촌의 집입니다.

유일한 혈육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신분을 감추고싶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외삼촌도 수시로 이사하고 외부 접촉을 꺼리고 있습니다.

사건 당일 이한영씨는 동서를 만나서 고향 음식을 먹고 싶다, 지쳐서 피곤하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깁니다.

뒤이어 귀순 이후 계속된 이 씨의 불안은 총성 없는 총격으로 현실이 됐습니다.

● 김종은(이씨 부인): 그 사람의 365일은 긴장 상태였지요.

MBC뉴스 김성환입니다.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