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권재홍,오은실

[카메라 출동] 흑염소 밀도살 위생 무방비[정연국]

입력 | 1997-04-20   수정 | 199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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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흑염소 밀도살 위생 무방비]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몸 보신용으로 흑염소가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보통 엑기스를 만들거나 중탕을 해서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업자들이 돈을 적게 들이기 위해서 흑염소를 몰래 밀도살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위생관리가 어떨지는 물어보나마나 일 것입니다.

정연국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 기자: 인천시 남동구의 한 흑염소 가공업소, 철창 속의 뒤져본 우리 안에 흑염소가 숨겨져 있습니다.

끌려 나오는 흑염소. 이미 다가올 상황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올가미 걸리고 곧바로 입에 전기봉을 물립니다.

순식간에 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렸습니다.

전기 충격으로 죽은 흑염소가 선반 위에 올려지고 또 한 마리가 끌려옵니다.

역시 입에 전기 봉이 물립니다.

다음 순서는 털 제거, 강력한 가스 라이터가 불을 뿜습니다.

1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두 마리의 염소가 검게 타죽어 지저분한 바닥에 내동댕이쳐집니다.

● 밀도축장 관계자: 염소 저기 가지고는 턱도 없어요.

거래처가 있어요.

개소주집, 12군데 공급...

●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마을.

비닐하우스 안은 위장된 전문 밀도축장입니다.

철창 속에는 수십마리의 개가 가득차 있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염소 우리가 나옵니다.

● 밀도축꾼: 이거는 22만원, 18만원..

● 기자: 밀도축꾼이 주저없이 도망가는 염소를 잡아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염소가 죽어 나옵니다.

애처롭게 두 발을 떨고 있는 염소에게 전기 충격이 가해집니다.

"염소는 별로 안 나가나봐요, 몇마리 없는것 보니?"

● 밀도축꾼: 아침에 다 나가서 그렇지요, 다 나갔어요.

● 기자: 염소 밀도축장은 인천 시내만 100여곳, 전국적으로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밀도축장이 성행하는 반면에 허가받은 도축장은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허가받은 염소 전용 도축장은 전국에서 단 3곳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비 물량으로 봤을 때는 이곳은 쉴새 없이 바빠야 합니다.

그러나 보시는 것처럼 썰렁합니다.

하루에 소비되는 흑염소는 전국적으로 4천마리, 이 가운데 규정대로 유통되는 양은 불과 100마리 안팎입니다.

밀도축으로 우려되는 것은 무엇보다 위생입니다.

인천시 남동구의 또 다른 밀도축장, 염소를 태우다가 지금 막 적발된 이 도축장 안은 염소 털 그을린 냄새로 진동하고 있습니다.

핏물이 흐르는 바닥에는 도살된 개가 흉측스럽게 나뒹굴고 있고 곳곳에 잔재물이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도마.

위생 처리는 아예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게 밀도축 된 흑염소가 냉동차가 아닌 오토바이 철통에 실려 건강원, 중탕집으로 운반되고 있습니다.

● 최진영(인천 가축 위생시험소 과장): 스타피르 계통, 포도선균 계통 같은 것은 180도에서 30분간 열처리해도 그 독은 없어지지 않아... 사람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 기자: 약용 동물로 그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흑염소.

약이 아니라 병이 될 수 있는 위생 무방비 상태의 밀도살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정연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