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김지은

[카메라 출동]운전면허시험장 주변 엉터리 운전 교습장[이진호]

입력 | 1997-04-30   수정 | 199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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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운전면허시험장 주변 엉터리 운전 교습장]

● 앵커: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장 주변에 가 보면은 합격을 보장을 한다고 유혹하는 운전 교습소직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안내하는 운전 교습소는 빈 터에다가 줄 몇 개 그어 놓은 형편없는 시설에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교습소입니다.

경찰은 알고도 모른 채 합니다.

이진호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서울 도봉면허 시험장 앞입니다.

정문에서부터 젊은 남자들 몰려들어 시험을 보러 온 사람들을 가로 막습니다.

"운전연습 안하실래요?"

"얼마 예요?"

"1시간에 3만원.."

● 기자: 사람들이 승용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데리고 갑니다.

"시설 좋아요?"

"땅에다 라인만 만들어 놨어요, 연결시켜서.."

● 기자: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의정부 시내 한 개천가 공터.

이미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불법운전 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지면에 선만 몇 개 그어 놓았습니다.

비좁은 공터에서10여대가 한꺼번에 뒤엉켜 젊은 남자들의 지시에 따라 이리 저리 코스를 맴돌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접근하자 차를 버려 둔 채 달아납니다.

지하철 7호선 장안역 옆의 빈 공터입니다.

불법운전 교습자들은 빈 공터에 대충 금을 그어 놓은 뒤 운전 교습을 해 왔습니다.

이들이 버리고 간 운전 연습차, 조작하기도 힘들 정도로 낡았습니다.

전조등과 유리는 여기저기 깨져 나갔고 교습용 차가 갖추어야 할 보조석의 브레이크도 없습니다.

운전을 배우기는커녕 사고를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시험장 근처에 또다른 불법운전 교습소, 이곳은 버젓이 사무실까지 차려 놓았습니다.

● 불법교습소 관계자: 이 자리에서 우리가 16년째인데 10명중 9명이 합격한 자리, 학원을 뭐 하러 가요? 푸대접을 받으면서 고생하는 걸.."

100평 남짓한 공터 한 쪽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담장 여기저기에 철길 언덕이라고 페인트로 대충 써 놓은 표시가 주행 시험의 장애물을 대신합니다.

신호등과 경보등은 그냥 있는 것으로 칩니다.

"불이 빨간 불이면 서고파란 불이면 그냥 가고..."

"여기 신호등이 없는데 어떡해요"

"이 아가씨가..."

● 기자: 운전 면허 시험장과 경찰서 코앞에서 이 같은 불법 행위가 어떻게 가능한 지 경찰에 직접 신고해 봤습니다.

● 경찰: 불법 운전 교습하는 거요? 알고 있어요.

● 기자: 신고 직후 경찰차 한 대가 나타났지만 중간에서 멈춘 뒤 그냥 돌아갑니다.

다시 신고해 봤지만 역시 경찰은 불법 운전교습을 받은 사람과 그저 몇 마디 나눈 뒤 돌아갑니다.

이 동안에도 불법 운전 교습은 계속됩니다.

불법 교습소직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부지런히 드나들며 망을 봅니다.

세 차례에 신고 끝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모두 몸을 피한 뒤에야 도착합니다.

경찰은 그저 바닥에 그어진 고무줄만 걷어 내고 돌아가 버렸습니다.

결 국이들의 불법 운전 교습은 내일도 계속될 게 뻔합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