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로 빚어진 여권의 갈등 기류는 이렇게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대표의 심야 긴급 회동으로 이어졌지만은 오늘 신한국당은 하루 종일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는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송기원 기자입니다.
● 기자: 청와대의 전·노 씨 조기사면 수용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은 오늘 당직자 회의에서 이회창 대표가 두 사람의 사면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신한국당의 이 같은 입장은 대통령이 사면권을 갖고 있지만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서 전·노 씨 사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대표 측근들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회의에서는 전·노 씨 사면 재기 방식의 문제점이 거듭 거론됐습니다.
● 이사철 대변인 (신한국당): 방법이나 절차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세밀히 검토를 하자는 정도의 얘기는 있었습니다.
● 기자: 특히, 조기 사면 론을 제기한 이회창 대표의 측근들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의 직후 신한국당내 청와대 창구인 박범진 총재 비서실장은 조기 사면 론을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 박범진 총재 비서실장 (신한국당): 폄하를 생각해서 정치적 고려로 사면을 해 주장하고 하는 것 이것이 온당하지 않다.
● 기자: 박범진 실장은 또 이회창 대표 측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보수대연합 문제도 비판했습니다.
박 실장의 일련의 발언은 전·노 씨 사면 수용불가라는 김영삼 대통령의 입장이 밝혀진 직후 나온 것이어서 청와대 측과의 사전 교감설이 나돌았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미묘하게 흐르자 신한국당은 내일로 예정된 당무회의를 연기하고 이회창 대표가 김 대통령에 긴급면담을 요청함으로써 사면 론으로 불거진 여권 내 갈등을 진화하기위해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