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최율미

박나리 유괴 살해범 전현주 부모 잠적[이상호]

입력 | 1997-09-19   수정 | 199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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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리 유괴 살해범 전현주 부모 잠적]

● 앵커: 박나리 양 유괴 살해사건의 용의자 전현주 씨가 오늘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전현주 씨는 '죄송해요'라는 짧은 말 한 마디만 남기고 검찰로 송치됐지만 전 씨의 부모는 딸의 죄를 떠안듯 일주일째 잠적 중이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여덟살 난 어린아이를 다시 못 올 길로 유괴한 전현주 씨.

전 씨의 범행은 그 수법의 잔혹성 등으로 세인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전 씨가 경찰조사에서 털어놓은 건 자신의 목숨을 끊어 죄 값을 대신하라던 부모의 권유였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용서받을 수 없는 딸의 죄를 나누어지겠다는 듯 딸이 죽으면 자신들도 그 뒤를 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어느 누구도 헤아리기 힘든 고통일 것입니다.

그 아픈 가슴을 안고 전 씨 부모는 잠적했습니다.

연락이 두절된 지 벌써 1주일째, 전 씨의 아버지는 기어코 오늘 자신이 다니던 직장에 우편으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전 씨의 공직생활을 아쉬워하는 직장 동료들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 직장 관계자: 직원이 하나 챙기면 두개 챙겨 일러도 주고 일밖에 모르시는 분이다.

● 기자: 딸의 죄 값을 대신하듯 행방을 감춘 전 씨 부모의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한 가지.

모두 이들의 극한 결심을 우려하는 목소리입니다.

● 안순전 씨 (경기도 고양시): 부모네가 죽는다면 어떻게 그건 안돼지요.

● 배경진 씨 (서울 종로구): 부모의 지배권에서 떠난 사람이거든 그런데 자기 판단이 옳지 못했지.

● 기자: 자식에게 지는 부모의 책임은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전 씨 부모.

그러나 이들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친지와 직장 동료들은 한시 바삐 그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상호입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