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정혜정

[카메라출동]시내버스 부도, 버려진 시내버스 대책 시급[성장경]

입력 | 1997-11-08   수정 | 199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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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시내버스 부도, 버려진 시내버스 대책 시급]

서울의 한 시내버스 회사가 부도나 나서 수십 대의 버스가 6개월째 길가에 버려져 있습니다.

우선 이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닙니다.

또 살길이 막연해진 이 버스 운전자들의 생계가 또 큰 문제입니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그렇게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성장경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경기도 군포시 수리동 주공아파트 부근에 2차선 도로, 104번 시내버스가 줄을 서 있습니다.

공사장 옆 공터에도 뽀얗게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습니다.

오랜 기간 방치돼 있다 보니 노상 침실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스트로폼과 종이상자들은 버려진 버스들이 공사장 인부나 부랑자들의 잠자리로 쓰여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경희(환경미화원): 이불, 베개, 옷가지 등이 널려있다.

도로가 좁으니까 우선 다니는 차들도 위험하다.

● 기자: 이 버스들이 방치된 것은 운행하던 회사가 부도난 지난 5월 이후, 사장은 도피했고 버스는 채권자들에 의해 가압류돼서 폐차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관할 군포시는 도로에 불법 주차돼 있는 이 버스들을 도로가 아닌 곳으로 견인 처리해야 하지만 엉뚱한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 기자: 지금은 이 처리될 수가 없는 차입니까?

● 최승종(군포시 교통관리과): 지금은 경매중인 차로써 일단 합의가 끝나야 판단이 됩니다.

● 기자: 버스가 6개월씩이나 방치돼 있는데 대한 책임은 서울시에도 있습니다.

부도가 난 104번 버스회사에 15억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버스회사가 이 노선을 운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 우신운수 관계자: 우리한테 (배정) 해주겠다고, 인근 회사에서는 전부 각서까지 받았다.

우신버스가 대체노선 운행하는데 이의 없다고.

(서울시가) 다 받아놓고 안해줘.

● 기자: 그러나 허가권자인 서울시는 지난 5월 노선배정 약속만 해놓고 뚜렷한 이유 없이 지금까지 일 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늑장 행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 서울시 관계 공무원: 뭐 걸어가든지, 사실 시외에 있는 지역에서 여의도까지 한번 갈아타는 게 정상 아닙니까?

● 기자: 104번 노선은 군포를 출발해 산본, 안양 등 이른바 베드타운을 거쳐 사무실이 밀집된 여의도로 연결되는 이른바 황금 노선으로 꼽힙니다.

손님이 많은 만큼 부도가 나기 전까지 40여대의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운행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 12대가 띄엄띄엄 운행되고 있습니다.

● 이순덕(군포시): 이 차 타려면 한 30분씩 기다려야 되요.

아줌마들이 군포에서 여기 다니는데 이게 안 다니면 세 번씩 갈아타야 돼.

● 기자: 다른 회사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운전기사 30명의 사정도 딱합니다.

● 유진운수 운전자: (수입이) 열흘에 4만5천원, 4만원.

이 노선을 지키느냐 퇴직금을 받느냐 이 두 갈래 길에 있어요.

● 기자: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서민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는 운전가사들, 애물단지로 남아있는 이 버스들만이 우리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교통 행정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성장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