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앵커: 이인용,정혜정

종금사 부실 화근은 외화 단기 차입[박영선]

입력 | 1997-12-02   수정 | 199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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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 부실 화근은 외화 단기 차입]

● 앵커: 종합금융사들이 이렇게 강제 폐쇄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정부가 무조건 설립 허가를 내주고 또, 종합금융사들은 단기 외화를 들여와서 국내 기업을 상대로 외화 장사를 하다가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에 물렸기 때문입니다.

박영선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영업정지를 받은 종금사는 대부분 투자금융회사에서 종합금융회사로 전환한 신설사들입니다.

이들은 투금사에서 종금사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경험이 없는 국제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국제 금융업무에 손을 댄 이들은 외화 장사를 위해 너도나도 해외로 손을 뻗쳤습니다.

국제 금융에 서투른 전환 종금사들이 이자 무서운 줄 모르고 3개월짜리 단기 외화를 빌려와서 기업들에게는 5년짜리 장기 리스로 대출했습니다.

그러나 한보에서 기아에 이르기까지 대기업의 부도가 잇따르자 기업에 빌려준 돈이 제때 회수되지 않고 외국 은행들도 더 이상 달러를 꿔주지 않게 됐습니다.

● 박경서(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만기가 불일치하는 문제 때문에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때도 운용한 돈을 회수할 수 없고, 단기자금은 갚으라고 자꾸 돌아오니까 결국 자금이 부족해서 부도 사태에 직면하는 그런

● 기자: 다급해진 종금사들은 3개월짜리 단기 외화를 갚기 위해서 국내 은행에서 돈을 받아다가 달러로 바꿔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서 국내 외환시장이 흔들렸고 금융위기가 초래됐습니다.

결국 외국 은행은 물론 국내 은행까지도 종금사에 대한 자금 회수에 나서자 일부 종금사들은 사실상 부도상태라는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은 지난 94년부터 정부가 경영 상태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은 채 종금사들을 무더기로 허가한 이후에 신설 종금사들의 방만한 경영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것이 오늘의 파국을 초래한 셈이 됐습니다.

MBC뉴스 박영선입니다.

(박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