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이인용,김지은

아프리카 르완다의 종족분쟁 관련 대량 학살 현장[김경태]

입력 | 1997-01-03   수정 | 199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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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르완다의 종족분쟁 관련 대량 학살 현장]

● 앵커: 지난 60년간 계속돼온 아프리카 르완다의 종족분쟁은 아직까지도 3년 전의 학살참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르완다 정부마저 공식집계하기를 포기한 대량학살의 현장을 김경태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 기자: 남부 르완다의 한 작은 교회, 교회마다 한구석 선반 가득히 해골 6백여 개가 놓여 있습니다.

맞은편에는 추스리다 만 유골들이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예배당 안에서는 수많은 시체들이 옷가지와 뒤엉킨 채 썩어갑니다.

지난 94년 4월 후투족 정부군에 의해 학살당한 투티 족들입니다.

● 사빔마나氏 (학살 생존자): 후투족 정부군, 주민 5천여 명들, 교회에서 집단 학살.

● 기자: 또 다른 교회 안에는 검은색 비닐봉투가 잔뜩 놓여 있습니다.

봉투마다 학살당한 투티 족들의 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죽었는지 헤아릴 수조차 없어 정부의 공식집계도 포기상태입니다.

● 카라사 氏 (학살 목격자): 많은 친척들이 죽었다.

후투족을 용서 못한다.

● 기자: 지난 94년 내전에 승리한 투티 족은 후투족 성인 남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인구의 16%에 해당하는 80여만 명이 학살 용의자로 지목돼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을 위해 배정된 변호사들이 고작 20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변호인이 있다 해도 목격자 세 사람의 진술만으로 사형이 확정돼 사실상 인민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으로 치장된 살육전은 돌이킬 수 없는 증오만을 계속 쌓아갈 뿐입니다.

MBC뉴스, 김경태입니다.

(김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