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권재홍,최율미
[카메라 출동]종합병원 응급실 편법 백태[문호철]
입력 | 1997-02-09 수정 | 199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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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종합병원 응급실 편법 백태]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종합 병원의 응급실 커튼을 열어 보았습니다.
병원 응급실은 정말 위급한 환자를 위한 곳인데 실상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름난 의사의 진료를 빨리 받기 위해서 혹은 병실을 쉽게 얻기 위해서 응급실을 편법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병원 대합실이 되어 버린 응급실, 문호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보통 사람이 정상적으로 유명 대학 병원의 병실을 얻거나 소문난 과의 진료를 받으려면 몇 개월이 걸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응급실을 통하면 병실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고 진료도 빨리 받을 수 있습니다.
● 응급실 사무장: 응급실은 빨리 입원하거나 진료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기자: 결국 응급실은 급한 환자든 그렇지 않은 환자든 모든 병실은 늘 붐비고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진료를 먼저 받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씁니다.
먼저 이른바 모든 연줄을 다 동원하는 것.
병원 간부 의사가 직접 와서 부탁한 한 환자.
● 의사: CT촬영 예약이 많이 밀렸지만 빨리 하도록 하겠다.
● 기자: 몇 분 후 이 환자는 누구보다 빨리 CT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 경비를 잘 아는 환자.
● 경비원: 친척이라고 해 달라, 빨리 하게, 내가 선생님과 인사시켜 드리면 잘 봐줄 것이다.
● 기자: 한 환자는 병원에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환자에게 안됐다는 듯이 말합니다.
● 환자: 사위친구, 남편 친구의 동생도 있다.
● 기자: 실제보다 더 아파 보이기 위해 애쓰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진료 시간을 앞당겨 달라고 하다가 거절 당한 한 아주머니, 잠시 후 대여료를 내고 빌린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습니다.
● 환자: 급하니까 빨리 봐주면 될텐데….
● 기자: 당당히 들어오던 젊은 남자는 들어 오자마자 긴 의자에 눕습니다.
이러다 보니 환자의 침상용 의자까지 경쟁이 붙습니다.
● 환자: 침상 대여료, 2만 8천원 여기라도 누워 있어야 병실을 빨리 받을 수 있어.
● 기자: 환자 중에는 응급 환자라고 보기가 어려운 사람들도 많습니다.
급한 환자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쩡해 보이는 한 중년 남자, 환자라고 생각치 못한 자원 봉사자가 환자 명찰을 붙이지 않는 실수를 했습니다.
잠시 후 이 환자는 밥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 심백효(삼성 의료원 응급진료부 부장): 응급이 아니면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 하기 위해서 응급실 쓰는 문제 때문에 정말 응급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게 문제이다.
● 기자: 이러다 보니 응급 환자를 긴급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해 받는 병원까지 생겼습니다.
불과 수 십 평이 채 되지 않는 병원 응급실, 하지만 이 작은 응급실을 보면서 마치 편법이 지혜인 것처럼 통용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문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