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김지은

[카메라출동] 독립기념관 서재필박사 육성음반 도난[정상원]

입력 | 1997-06-06   수정 | 199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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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 독립기념관 서재필박사 육성음반 도난]

● 앵커: 독립 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던 서재필 박사의 육성 음반이 도난당했습니다.

그런데도 독립 기념관측은 이 귀중한 유물을 찾기보다는 도난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정상원 기자입니다.

● 故 서재필 박사 육성: 조선이 살면 남북이 다 살 테고 만일 조선이 죽으면 남북이 모두 멸망할 것이니.

● 기자: 지난해 4월, 서재필과 독립신문이라는 전시회에서 공개된 서 박사의 육성입니다.

분단된 조국의 화합을 기원하고 있는 이 연설회 제목은 '한국민에게 고함'

● 故 서재필 박사 육성: 합하면 조선이 살 테고 나뉘면 조선이 없어질 것이오.

● 기자: 지난 49년에 음반으로 제작됐으며, 국내에 알려진 단 하나뿐인 서 박사의 육성입니다.

그런데 전시회 도중 이 귀중한 육성 음반이 없어졌습니다.

● 박유철 독립기념관장: 나중에 전시되고서 찾으니까 체크하는 과정에서음반이 없더라.

● 기자: 도난당한 것입니다.

문제는 독립기념관측의 태도.

독립기념관 간부들은 끝까지 사건을 은폐시키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음반을 찾으려는 노력은커녕 문화 체육부나 수사 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독립 기념관에서 분실보고 없었나?"

● 문화 체육부 관계자: 들어본 적 전혀 없다.

● 기자: 기념관측은 또,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직원들을 단속하는데만 열을 올렸습니다.

● 독립기념관 직원: 자료 담당 직원한테 발설하지 마라.

만약 발설되면 응당의 조치를 취하겠다.

해임 시키겠다.

● 기자: 지난 1년 동안 기념관이 취한 조치라고는 복제음반을 만들어 놓은 것이 전부.

기념관 측이 내놓은 음반은 한 눈에도 최근에 복제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세기가 지나 검은 녹이 슬었다는 진짜 음반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고도 하지 않은 채 1년 동안 쉬쉬해 온 결과 음반을 찾을 길은 더욱 막막해졌습니다.

●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어떤 방법으로 잃어버린 걸 찾을 것이냐를 구상 좀 해야겠다.

● 기자: 기념관의 이같은 전시물 분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86년에도 독립 운동가인 김도현 선생의 회중시계를 도난당한 뒤 가짜 시계를 사다 전시한 사실이 들통 나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책임지기보다는 숨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 개관 10주년이라는 역사에 어울리지 않는 독립기념관의 수준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