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권재홍,박나림

1970년대 IMF 극복한 영국, 문 열어 경쟁력 강화[최용익]

입력 | 1997-12-27   수정 | 199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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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IMF 극복한 영국, 문 열어 경쟁력 강화]

● 앵커: 영국도 지난 70년대에는 우리와 같이 IMF 금융지원을 받는 신세였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건실한 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영국의 IMF 극복 사례, 최용익 특파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 95년 10월 북잉글랜드의 윈야드에서 있은 한국 삼성전자의 공장 준공식.

● 엘리자베스 여왕: 영국에 투자한 해외기업을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 기자: 여왕도 기꺼이 세일즈맨으로 뛴다.

영국 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에 드리는 공을 짐작케 합니다.

현재 유럽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의 40%가 영국에 몰리고 있습니다.

기업주의 국적이 어디든 영국인을 고용하고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내면 그것이 곧 영국 기업이라는 생각이 굳어진 지는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 카우치(LG전자 부장):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하는 것은 영국의 전통이다.

● 기자: 영국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경제 성장률은 두 배, 실업률은 1/2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국 경제의 부활을 얘기할 때 대처 총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 영국은 높은 실업율과 물가 상승률,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영국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76년에 받은 IMF의 구제금융 39억 달러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처는 79년 집권과 동시에 노사정 각 부문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대개혁을 선언했습니다.

대처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개혁 작업의 핵심은 노조활동 억제와 대대적인 시장 개방, 정부규제 철폐로 요약됩니다.

경쟁에서 탈락하는 기업은 망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랭케스터 경(런던대학): 대처는 76년 IMF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했고, 후임 총리들에게 이어졌다.

● 기자: 국민 세금을 비효율적인 기업에 쏟아 붓지 않겠다는 의지는 국영기업 민영화에서 잘 나타났습니다.

영국 최대 우주 항공사인 마트라 마르콘입니다.

넓은 공장에 비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는 별로 되지 않아 한적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적은 인력으로 능률을 극대화 한다' 80년대 초 국영기업 브리티쉬 우주 항공사에서 영불합작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이 회사의 모토입니다.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15년 만에 매출액 16억 달러가 넘는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 스코트(영업이사): 민영화되면서 해고된 인력이 회사 정상화로 다시 돌아왔다.

● 기자: 경쟁력을 키우기 과감하게 시장의 문을 열었던 영국은 대부분의 제조업을 해외투자 기업에 맡기는 대신, 우주 항공 산업 등 첨단 과학 분야에 전력을 쏟으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MBC뉴스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