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정혜정
뇌종양으로 숨진 초등학생, 8명에게 장기이식[남휘력]
입력 | 1997-12-25 수정 | 1997-12-2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뇌종양으로 숨진 초등학생, 8명에게 장기이식]
● 앵커: 성탄절인 오늘 한 어린 소녀가 뇌종양으로 숨을 거두면서 장기를 기증해 사경을 헤매던 환자 8명이 새 생명을 찾았습니다.
이 어린이는 아기예수가 태어난 바로 오늘 다른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부산에서 남휘력 기자입니다.
● 기자: 초등학교 5학년 한창 귀여움을 떨며 가족의 사랑을 받던 12살 정영주 양.
지난 18일 학교에 다녀와 친구들과 놀던 정 양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고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병원의 검사 결과는 악성 뇌종양, 회사원인 아버지와 우유 배달을 하는 어머니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 정병호씨(정양 아버지): 그전까지는 전혀 몰랐고, 단지 감기 정도, 아니면 음식을 먹고 체한 것으로
● 기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 양의 부모는 딸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누르고 정 양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새벽 5시부터 인제대 부산 백병원에서 12시간이 넘게 장기 적출 수술이 이루어졌습니다.
● 이미연씨(정양 어머니): 쟤 덕분으로 해가지고 또 새 생명을 찾을 수 있다면 쟤가 영원히 가지 않고 이 세상 어딘 가에도 살고 있다는 그런 생각에서
● 기자: 영주양의 심장과 폐, 간 등의 장기는 인천 길병원과 고신대 복음병원 등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환자 8명에게 이식돼서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MBC뉴스 남휘력입니다.
(남휘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