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앵커: 이인용,정혜정
일본 축구 팬들, 좌절.분노[유기철]
입력 | 1997-10-27 수정 | 199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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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팬들, 좌절.분노]
● 앵커: 이렇게 좌절한 일본 축구는 팬들로부터도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어제 아랍 에미레이트와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 일본 대표팀은 팬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도쿄에서 유기철 특파원입니다.
● 특파원: 전광판이 꺼지면서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본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신이여 한 골만을 외치던 관중들은 밤하늘의 일장기를 응시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수천 명의 열성팬들은 일본 선수단의 앞길을 막고 날계란과 빈 깡통을 던졌습니다.
다 집어치우라는 등의 폭언이 그칠 줄 모르자 일본팀 주장인 미우라가 뛰쳐나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 미우라 선수: 빨리 불러와!
빨리!
너 빨리 이리와 보라니까.
● 특파원: 또, 어떤 선수는 택시를 잡아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으며, 일본 축구협회의 나가노마킨 회장 일행도 경찰의 도움을 받으며 뒷문을 이용했습니다.
오늘 아침 일본의 언론들은 어젯밤 경기 후 상황을 폭동이었다는 재목 아래 일본 축구가 끝내 절망의 늪에 빠졌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특히, 선제골을 넣고도 잘해야 무승부 아니면 역전패로 일관해 온 일본 축구는 매운 김치맛 같은 혼이 담긴 한국 축구를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일본팀 골문의 수호신이라는 가와구치는 오늘도 TV 광고에 나와 체력을 과시했습니다.
● TV 광고: 사실, 가와구치는 CM에 나오기 전부터 에네르기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 특파원: 하지만 2위를 다투는 일본과 아랍 에미레이트 어느 쪽도 한국을 이겨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일본 열도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유기철입니다.
(유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