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김지은

암 투병중인 조성국 고교 교사,유서 남기고 자살[이동애]

입력 | 1997-07-14   수정 | 199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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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중인 조성국 고교 교사,유서 남기고 자살]

● 앵커: 30년 넘는 교직생활 끝에 명예퇴직을 한 달 앞두고 암 투병 중이던 고등학교 교사가 애틋한 가족 사랑이 담긴 유서를 남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동애 기자입니다.

● 기자: 훌륭하게 성장한 5남매를 자랑으로 알고 살아온 조성국 교사,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찾아 온 암이 그토록 사랑하던 자식들마저 세상에서 떼 놓았습니다.

어제 세상을 떠나면서 조씨가 남겨 놓은 유서에는 애틋한 자식 사랑이 구구절절 배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정을 남기지 못하고 오직 훈계로만 키워 온 나날이 후회스럽다면서도 자식 덕분에 어깨 펴고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아버지의 행복도 담겨 있었습니다.

● 부인 박선옥씨: 애들이 때로는 섭섭해 했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교육 방침이 옳았다는 것 깨달았다.

● 기자: 교사로서 가장으로서 지내 온 지내온 삶에 대한 열정으로 30여년 동안 써 내려 갔던 일기장만 30권, 그러나 암이 주는 엄청난 고통은 그 열정마저도 사그라들게 했습니다.

조씨가 30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했던 학교의 동료 교사들은 조씨의 죽음이 전해지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김헌주(영월공업고등학교 교감): 아주 엄격하게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하시고 그랬는데, 참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게 돼 가지고 본인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하고.

● 기자: 조씨는 작가인 맏딸이 좋은 글을 써 세상을 놀라게 하고, 예쁜 며느리를 얻는 기쁨을 맛보고 싶었다는 소박한 꿈을 접은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직 베풀어야 할 사랑이 더 많았던 탓에 고인의 죽음 앞엔 슬픔의 흐느낌만 감돌았습니다.

내일 조씨는 30년 동안 밤낮으로 교육열을 불살랐던 학교에 잠시 머문 뒤 하늘로 돌아갑니다.

MBC뉴스 이동애입니다.

(이동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