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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수천억 '기부채납' 나 몰라라…당당한 이유?
입력 | 2019-12-21 06:50 수정 | 2019-12-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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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조5천억 원대 개발 사업을 진행한 한 중견 건설업체가 지자체에 ′기부 채납′을 약속하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행태, 전해드렸는데요.
어떻게 이 업체가 멋대로 약속을 뒤집고도 당당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을 파헤쳐 봤습니다.
장인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요진건설이 2016년 준공한 경기도 일산의 와이시티.
하지만, 학교와 업무용 건물을 고양시에 기부 채납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양시는 오히려 건물 사용을 손쉽게 승인해줍니다.
당시 최성 고양시장은 ″입주민들의 피해가 커서준공 처리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준공 처리 직전, 최 전 시장은 요진건설에 합의서를 써줍니다.
기부 채납 시기를 미뤄주고 액수도 다시 정하기로 한 겁니다.
대신 요진측 부동산에 일부 금액만 ′근저당권′을 설정합니다.
사실상 요진측에 시간을 벌어준 셈입니다.
[고양시청 기부채납 담당 공무원(통화녹음)]
″내가 지금 여러 군데서.. 하여튼 ′노 코멘트′를 하라는 거야. 나 죽여버린다고.. 더 이상 나는 요진에 대해서 노코멘트 하래, 노코멘트.″
요진건설은 결국 합의를 뒤집고 기부 채납을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벌입니다.
수천억원대 기부 채납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보다 못한 고양의 한 시민단체가 요진건설과 최 전 시장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요진건설 관계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으로 종료했습니다.
고양시가 받기로 한 기부채납은 권리가 아니라 기대권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대법원이 올해 4월 ′기부 채납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뒤 재차 고발장을 냈지만, 검찰은 2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각하해버립니다.
요진건설은 이후에도 기부 채납을 문제삼는 언론사에겐 은밀한 제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기부 채납을 할만큼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요진건설에 대해 국세청은 2년반째 세무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고양시의 어설픈 대응에 시민의 수천억 재산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