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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
남성의 성욕은 당연?…'범죄' 정당화하는 성교육
입력 | 2020-04-01 20:09 수정 | 2020-04-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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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호기심에 그랬다″ ″유포는 안 하고 보기만 했다″
집단 성 착취 영상 거래 사건 가담자들의 변명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가해자 중 상당수가 청소년으로 확인이 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죠.
지금의 성 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되도록 잠을 자지 마라, 낯선 사람과 엘리베이터에 타면 비상버튼 가까이에 서라.
5년 전 교육부가 만든 성교육 표준안에 들어 있던 내용입니다.
발표 당시 논란이 돼 이 내용들은 삭제 됐지만, 성교육 표준안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자의 성욕은 여자보다 강하다′ ′남자는 여자보다 성적 흥분이 빠르고 단조롭다′ ′누드에 약하다′ 등 ′남성은 본능적으로 성 충동을 잘 참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성교육은 불법 촬영물에 대한 호기심이나 자칫 성범죄까지 정당화하는 위험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남자들의 성적인 충동은 본능적이고 어쩔 수 없으니까 여자들이 조심했어야하고 조심하지 못한 여성들한테 책임을 씌우는…그게 계속 반복적으로 되면서 피해자들은 오히려 자기 얘기를 하지 않고.″
실제로 이번 집단 성 착취 영상거래 사건을 놓고 ′영상을 보기만 했다고 처벌하는 건 과하다′, ′성욕은 남자의 당연한 욕구′라는 인터넷 여론도 적지 않았습니다.
[신성연이/한국사이버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여성을 착취해서 만든 영상물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될 수 있다, 내가 그것을 혼자 보고 즐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라는 사실이 아주 분명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신종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예방과 대응 수칙을 마련하고 성교육 내용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윤정/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성인권 교육 안에 디지털이라든가 성폭력 예방 교육 관련 내용이 있긴 합니다만 최근의 양상이라든가 급변하고 있는 환경을 다 담아내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영상 삭제와 수사, 심리상담 등을 종합 지원하고,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 없이 영상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집단 성 착취 영상거래 사건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 피해자 50여 명이 영상 삭제지원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