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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태양광이 산사태 불러?…"올해 산사태의 1% 밖에 안돼" 공방
입력 | 2020-08-12 20:04 수정 | 2020-08-1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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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부 산 사태 지역을 두고 태양광 발전 때문이라는 주장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 때문에 태양광 발전이 늘면서 산 사태도 덩달아 늘었다는 주장인데요.
과연 그런지 확인해 봤더니 산 사태 지역 중 딱 1%가 태양광 시설이었고 그 마저도 주로 이전 정부 때 만든 오래된 시설이 문제였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농사 도구가 가득한 창고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흙더미에 완전히 파묻힌 집은 지붕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윤갑상/피해 주민]
″뚝딱뚝딱 소리가 나서 나오니까 식구 불러서 그대로 빈 몸뚱이 하나 들고 핸드폰 하나 가지고 나와서 5분도 안 돼서 밀어붙여버렸지요.″
지난 8일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당한 전남 함평입니다.
산 중턱으로 올라가봤습니다.
대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발전소 중간에서 산사태가 시작된 흔적이 뚜렷합니다.
제가 서있는 이곳 경사면에 세워진 태양광 발전 패널들은 산사태에 무너져 내리면서 곧바로 아래 마을의 가정집들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발전소가 들어선 곳의 기울기는 평균 24도, 심지어 산사태 시작 지점 인근의 경사도는 37도에 달합니다.
산사태가 난 이 태양광 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에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경사도가 평균 25도 미만이면 배수로나 옹벽 등에 대한 의무 규정 없이도 설치가 가능했습니다.
토사가 흘러내려 마을을 덮친 강원도 철원 태양광 발전소의 지반 경사도도 21도였습니다.
역시 ′옛날 기준′의 적용을 받았는데, 이번에 산사태가 난 12곳의 태양광 시설 모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산림청 관계자]
″2018년 12월달에 법 개정이 됐거든요. (12곳) 전 개소가 개정 전에 허가 신청이 다 들어왔어요.″
현 정부 들어 개정된 기준은 경사도 15도 미만인 산지에만 태양광 패널을 세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대규모 시설엔 재해 방지 설비를 반드시 설치하고 정기 점검받도록 법을 바꿨습니다.
결론적으로 경사도가 낮은 곳에 배수로와 옹벽을 갖춰 세워진 태양광 시설은 이번 집중호우에도 피해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산사태 가운데 태양광 시설에서 난 건 1.02%에 불과했습니다.
현 정부 들어 태양광 시설이 늘어난 건 맞지만 산사태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통계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한 두 개를 가지고 일반화시켜 버리잖아요. 이것은 잘못된 거다. 통계 자료를 보면은 전혀 인과관계가 좀 부족하지 않느냐…″
기후변화로 비의 세기가 갈수록 강력해지면서 산사태 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자꾸 어려워지는 이유가 기후변화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그 다음에 비가 더 많이 오면 어떡할 건지…″
그런 만큼 과거 부실하게 지어진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과 관리기준 강화가 더 필요해졌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산을 건드렸으면 철저하게 보강공사하고, 민가 위에는 하지 말고, 위험하니까 위치 선정을 잘 하고…″
[이영재/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비스듬하게 해서는 안 되고요, 옹벽을 수직으로 정확하게 계단 식으로 설치를 해서…″
야당은 태양광 설치가 산사태의 원인이 됐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여당은 억지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산사태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또 있을지 모를 제2, 제3의 피해를 막는 게 급선무이지만, 지금의 논란은 과학은 멀고 정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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