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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형
흙탕물 비닐하우스가 내집…홍수마저 직격 '이주노동자들'
입력 | 2020-08-12 20:10 수정 | 2020-08-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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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집중 호우로 이주 노동자들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부분이 임시로 설치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같은 곳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홍수로 논밭이 물에 잠기고 쑥대밭이 되면서, 한순간에 지낼 곳과 일거리를 모두 잃어 버렸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오전, 한 시간에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안성.
쌈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물바다가 됐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출신 한 이주노동자가 직접 찍은 영상입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A]
″(비닐하우스) 야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물이 허리까지 찼습니다.″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옆, 검은색 차양으로 덮힌 비닐하우스가 이 노동자가 살던 집입니다.
한국인 농장주가 달려와 도망치라고 소리친 뒤에야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A]
″기숙사에 물이 차서 집이 없어졌습니다. 사장님이 다른 곳에 가라고 했습니다.″
이른바 ′기숙사′에서 피신한 이주노동자들은 아직도 지자체가 마련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B]
″사장님이 비가 자꾸 내리니 아직 들어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남 담양의 또 다른 이주노동자 숙소.
대피소에서 나온 뒤 돌아간 곳은 다시 비닐하우스였습니다.
비가 갠 뒤 다시 찾은 그곳은 진흙이 가득하고 책장과 냉장고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국내 농촌 지역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약 2만여명.
사업주가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숙소를 제공해야 하는데, 농촌에선 농장 한 편에 비닐하우스를 ′기숙사′라고 부르며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주노동자 숙소로 사용되던 농막입니다.
물에 젖은 옷가지가 걸려있고,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각종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습니다.
장판과 가구는 흙탕물이 휩쓸어갔고, 씻지 못한 그릇이 싱크대에 가득 쌓여있습니다.
한 달에 수십만원씩 돈을 내며 살고 있지만 화장실도 제대로 없을 만큼 열악합니다.
논밭이 삶의 터전이다 보니 폭우가 오면 피할 수가 없어, 이번 비에 경기도 안성과 이천에서만 150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이재민이 됐습니다.
[우춘희/이주노동연구가]
″농업노동자는 밭 한 가운데에 있고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이게 얼마만큼 위험한 상황인지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숙소 시설을 개선하고, 재해가 났을 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나경운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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