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수연

물 찾아 헤매는 코알라…세계자연유산은 6주째 '활활'

입력 | 2020-12-03 20:31   수정 | 2020-12-0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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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여름 최악의 산불을 겪었던 호주.

올해도 46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더위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60건이 넘는 화재가 잇따랐고,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록된 세계 최대 모래섬은 6주만에 절반 가량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알라 한 마리가 스프링클러 앞에 앉아 허겁지겁 목을 축입니다.

마치 샤워라도 하는 듯 온몸의 열을 식힙니다.

코알라라는 이름 자체가 ′물이 없다′는 뜻일 정도로 물을 먹지 않는 동물이지만 폭염이 지속되면서 물을 찾아 서식지를 떠나 농가까지 내려온 겁니다.

호주에서는 시드니가 43도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 지역은 46.9도까지 치솟아 11월 역사상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습니다.

폭염이 심한 동부 지역엔 화재 경보가 발령됐고, 한 달 넘게 곳곳에서 6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주택 주민]
″제가 먼저 냄새를 맡았고, 연기가 약간 나는 것을 보고 집 안으로 뛰어들어 모두에게 알렸어요. 그리고 나서 길에 있는 이웃들과 옆집에 알렸어요.″

200여 종의 희귀한 야생 조류와 동물들이 사는 세계 최대의 모래섬, 프레이저 섬도 거대한 화마에 휩싸였습니다.

6주 동안 계속된 불로 8만 헥타르, 섬의 절반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앤드루 쇼트/퀸즐랜드주 소방 관계자]
″섬의 50퍼센트가 이번 화재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받았습니다. 아직 언제 다 진화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관광객들과 리조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긴급히 대피했고, 섬은 폐쇄됐습니다.

[아멜리아 프라울리/리조트 직원]
″(연기 때문에) 50미터 앞에선 볼 수가 없을 정도예요. 너무 엄청났어요. 하늘은 온통 재로 덮였고, 재는 하늘 위를 떠다녔어요.″

다치거나 고립된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됐습니다.

이번 화재로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야생 동물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폭염과 강풍이 추가로 예보되면서 CNN은 호주 동부 해안과 남서부 지역에 또 다른 대형 화재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호주에선 작년에도 산불로 1,200만 헥타르가 타면서, 33명이 숨지고 동물 약 10억 마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변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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