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동욱

[투데이 현장] 사라진 '온기'…"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 2020-12-28 07:40   수정 | 2020-12-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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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20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소식들이 전해지곤 했는데요.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불경기가 심화 되면서 사회적 기부와 자원 봉사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정동욱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아침, 서울의 오래된 무허가 주택촌으로 사회복지사가 바쁘게 걸음을 옮깁니다.

다리가 불편해, 문 밖 출입이 어려운 할아버지에게 복지관의 작은 도시락은 아침과 점심을 해결할 소중한 두 끼입니다.

″나눠먹지요, 뭐 이거 한 끼에 다 먹으면 굶으라고? 힘이 들죠. 물도 한 그릇 못 떠먹어.″

허기를 해결해도, 살을 에는 추위는 또다른 고통입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무허가 주택의 경우 LP가스 같은 대체 연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달에 필요한 가스비는 25만원 수준, 연금을 합쳐 매달 50만원이 수입의 전부인 할아버지가 감당하긴 어렵습니다.

″영하 4도 이상 내려가야지 때. 견뎌요. 할 수 없어요. 전기 담요도 마음 놓고 켜지 못합니다.″

″전기요금 때문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일, 전기요도 제일 밑으로(저온으로) 깔아 놓고 있어요.″

근처 복지관에서 모금을 해 매년 5통 이상 가스비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목표 금액의 10%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김가혜/성민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
″많은 도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다들 힘들어서인지 많은 도움들이 사실 이전보다 많이 점점 저조하게 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주민들의 사정도 심각합니다.

[한재선/주민]
″(연탄 비축량이) 한 절반 정도 밖에 안되죠. 사서 때야죠. 뭐, 춥게 살 수는 없잖아요.″

지난해 대비 연탄 기부는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때문에 연탄 배달 자원 봉사자도 40% 이상 감소했습니다.

[윤형준/케이뱅크 관계자]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연탄 후원 정도로 대체해야 될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연탄이 있어도 배달할 사람이 없어 전달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기복/′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
″대부분들의 어르신들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보니까 노인성 질환으로 기저질환으로 굉장히 고통을 안고 계시거든요, (연탄이 부족하니까) 코로나에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8월 초 적정 보유량인 닷새 치를 웃돌았던 전국의 혈액 보유량도 이달 들어 사흘 치 미만으로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코로나가 겨울들어 급격히 확산되며, 기업과 군 부대 등 단체 헌혈은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지난 한 달 간 취소된 단체 헌혈만 2만 명이 넘고, 올해 헌혈자 수는 지난해 대비 20만 명 감소했습니다.

단체 헌혈을 위해 쉴 새 없이 다니던 헌혈 버스가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이유입니다.

[최경현/서울중앙혈액원 과장]
″총 다섯 대 중에서 2대 내지 3대가 휴차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이 되면서 참여가 이제 단절이 된...″

기부단체들도 코로나로 인해 현장 기부가 줄어들자, ′비대면 기부′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명동 거리엔, 캐롤 대신 묵묵히 종소리를 내는 구세군 자선 냄비가 있고, 기부의 방법도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거나 현금 대신 카드를 이용하는 스마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정균/구세군 모금실장]
″(비대면·스마트 모금이)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50% 정도 성장을 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을 봤을 때 고무적인 결과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호사가 직접 찾아가고 헌혈자를 모셔오는 프리미엄 헌혈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류하나/서울중앙혈액원 간호사]
″안 오고 계신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계세요. 정말 안전하게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많이 오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수록 더 필요한 온정, 코로나를 반영해 목표치를 7백억 원 낮춘 사랑의 온도탑은 따뜻함이 더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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