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재민

미열에 가래 증상 있다 하니…병원들 응급환자 손사래

입력 | 2021-06-01 20:59   수정 | 2021-06-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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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위중한 70대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병원들이 전부 마다했습니다.

미열에 가래가 있다 보니 코로나19를 의심 한 겁니다.

열 곳 넘는 전화 끝에 50km나 떨어진 병원에서 환자를 받아 주었고 119 구급 대원은 이 병원에 감사의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달 전 경기도 성남에 사는 77살 최옥남 씨가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용운/환자 남편]
″(아내가) 꼼짝 안 하고 그냥 숨만 쉬고 눈감고 있더라고. 이상하다. 그래서 이제 119 불러서…″

구급대원은 10분 만에 도착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습니다.

출동한 구급대원 박 모 씨는 열 두 곳이 넘는 병원에 연락했지만 환자가 미열에 가래 증상까지 있다 하니 모두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광민/환자 아들]
″병원을 못 잡을까봐,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게 이제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까 너무 좀 저도 안타깝더라고요.″

급기야 박 대원은 성남에서 50km나 떨어진 의정부의 한 종합병원에 연락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먼 병원까지 연락할 정도냐″며 깜짝 놀랐습니다.

[박정택/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너무 멀어서… 거기(성남)에서 연락 왔다는 거 자체가 조금 당황스럽고. 목소리가 너무 이제 절박해가지고…″

환자를 바로 데리고 오라″는 교수의 말에 2시간 만에 의정부로 환자를 이송했고,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병원 원무과로 한통의 감사 편지가 왔습니다.

박 대원이 보낸 편지였습니다.

″주변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난감했는데, 바로 오라고 받아주신 의료진께 너무나 감사하다″며 ″덕분에 환자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요즘, 구급대원들은 절박한 상황을 수시로 접한다고 합니다.

[119 안전센터 구급대원]
″그런 거는 진짜 부지기수로 많아요. 코로나 터지니까 이런 유증상 중에 하나만 있어도 격리실이 필요하다 보니까. 모든 환자를 (이송할 때) 다 전화를 하게 되는 거죠. 한 번만 받아주시면 안 되겠냐.″

가족들은 또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용운/환자 남편]
″집사람 이만한 게 다행이야. 진짜 여러분 덕분에. 구급대원 이런 분들 덕분에 살아날 수 있게 고맙지…″

박 대원은 그러나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장영근/영상편집: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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