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곽동건

재판 참석 '봉쇄'하고 식민 지배 '두둔'…재판부는 왜?

입력 | 2021-06-08 19:59   수정 | 2021-06-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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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승소와 패소는 접어 두고 과연 판결문에 등장할 만한 내용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례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거 같습니다.

두고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판결, 법원 담당하는 곽동건 기자에게 몇 가지 질문 더 해보겠습니다.

가장 궁금해 하는 게, 대법원이 확정 판결을 내렸는데 똑같은 사안을 두고 1심 법원이 정반대로 뒤집을 수 있는 거냐, 이거거든요?

◀ 기자 ▶

네, 가능하긴 합니다.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결하는 게 철칙이죠.

대법원 판례를 무조건 따르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강제동원 배상 사건의 경우 대법원이 이미 두 번이나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으니까, 확실하게 판례로 굳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당장 항소심부터 바뀔 가능성이 높고요.

1심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종국에는 대법원이 스스로 만든 판례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엔 판결이 뒤집힐 겁니다.

우려되는 건 강제동원 피해자와 가족들 대부분이 매우 고령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8,90대인 분들이 수두룩한데요, 소송이 진행되는 6년 동안에도 대여섯 분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 앵커 ▶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거잖아요? 대법원과 이번 1심 법원, 왜 이렇게 판결이 정반대로 엇갈린 건가요?

◀ 기자 ▶

역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이 청구권 협정에 따라, 개인이 못 받은 임금이나 보상금을 국가가 대신 한꺼번에 받은 걸로 봤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강제동원 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반면, 김양호 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이번 재판부는 식민지배 자체를 불법으로 보는 게 한국 안에서만 통하는 논리라고 깎아내렸죠.

당시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완전 소멸된 건 아니라면서도, 소송을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청구권이 있지만 소송은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해를 보전받으라는 건지, 49쪽 판결문에 단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재판부가 ′우리 법원 판결만이 마지막 구제수단′이라고 했던 일과 큰 대조를 이룹니다.

◀ 앵커 ▶

판결 내용도 그렇지만 김양호 판사가 갑자기 선고 일정을 바꾸면서 피해자들이 재판에 못 나오도록 사실상 따돌린 모양새가 됐어요.

◀ 기자 ▶

네, 기자인 저는 어제 패소 판결 직접 지켜봤는데, 채 1분도 안 걸렸습니다.

그 1분, 6년을 기다린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지켜볼 권리조차 박탈당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 몇 분의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들어봤는데요.

특히 ″법정의 평온과 안정을 위해서 일정을 바꿨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법정의 평온과 안정′, 이거 재판부가 설명자료에 직접 적은 표현인데요, 재판 당사자들을 의도적으로 따돌렸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코로나19로 고령의 원고들이 모이는 걸 피하려고 했다′는 황당한 해명을 뒤늦게 내놓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인권사법팀 곽동건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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