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주혁

적자에도 늘어나는 '민자 철도'…국토부 관료들 '퇴직 보험'?

입력 | 2021-08-18 20:26   수정 | 2021-08-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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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하철을 보통 ′시민의 발′이라고 하죠.

그런데, 시민의 발이 너무 비싼 곳들이 많습니다.

바로 민간 기업이 건설과 운영을 맡은 민자 철도인데요.

정부가 민자 철도를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경전철은 물론이고 GTX 같은 몇조 원짜리 사업까지 민간 업체들이 줄줄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민간업체 대표이사들이 누군지 봤더니, 국토부 고위관료 출신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철도 연속 기획, 오늘은 차주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과 수원 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다른 지하철보다 훨씬 비쌉니다.

요금은 3,150원.

지하철 기본 요금에 별도 요금 1천 원이 붙고, 거리에 따라 또 추가요금이 더 붙습니다.

[김세화/신분당선 이용객]
″두 배 비싸다는 느낌. 그런데도 뭐 선택의 여지가 없고, 일반 전철이 있는 건 아니니까…″

신분당선은 민자 노선입니다.

건설을 맡았던 시행사 2곳과 운영업체까지, 3곳이 수익을 나누다 보니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비싼데도 적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운영업체는 노인 무임승차를 없애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간자본이 건설한 철도는 줄줄이 적자입니다.

용인 경전철.

이용객이 예측치의 8분의 1밖에 안 됩니다.

용인시가 민간업체에 보전해주는 돈이 매년 290억 원입니다.

의정부경전철은 승객이 없어 개통 5년도 안 돼 파산했습니다.

서울 우이-신설선도 4년 만에 적자가 6백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이렇게 줄줄이 적자가 난 건 수요 예측 실패 때문입니다.

지자체와 민간 업자들이 수요를 부풀려 일단 건설부터 해놓지만, 이용객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자 철도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2016년 국토교통부는 철도 건설에 민간자본을 대대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뒤 민간업체들이 너도나도 철도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총 13조 원 규모의 GTX A, B, C가 차례로 추진됐고, 계획된 민자 철도만 14개나 됩니다.

[김승범/국토교통부 철도투자개발과장]
″지역에서도 요청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다 재정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에서 굉장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하고 있고요.″

민자 철도에 뛰어든 컨소시엄에는 주로 건설 자본과 은행 자본들이 참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에 국토부 전관들이 줄줄이 영입되고 있습니다.

GTX A 노선의 시행사 에스지레일.

대표이사는 정경훈 전 국토부 기조실장입니다.

퇴직하고 넉 달만에 민자 철도 회사로 갔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된 취업심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정경훈/에스지레일(주) 대표이사]
″민간회사라서 그 절차는 뭐 없었던 걸로 알고 있고요. 국토부 내부 절차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고요.″

신안산선 시행사인 넥스트레인.

대표이사는 김일평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입니다.

퇴직 한 달만에 옮겨 갔습니다.

[김일평/넥스트레인(주) 대표이사]
″필요에 의해서 일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연관성이 없으면 오라고 하지 않았겠죠.″

신분당선 3단계 연장 사업자인 새서울철도 대표이사는 강영일 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이 맡았고, 소사-원시 복선전철 사업자인 이레일 전현직 대표이사도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들입니다.

[윤순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상당히 많은 재취업 일자리가 보장되는 이런 기형적인 사업이 되었다. 결국엔 정책을 추진하는 관료들에 의한, 관료들을 위한 그런 사업이 아니었느냐.″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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