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주혁

고속철도 두 개로 쪼개놓고…국토부 관료들 줄줄이 사장으로

입력 | 2021-08-20 20:22   수정 | 2021-08-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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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나라에는 고속철도가 두 개가 있죠.

하나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고, 또 하나는 수서발 고속철도 SR입니다.

이 SR은 이전 정부에서 원래 민영화를 추진하다가 반대 여론이 일면서 지금의 형태로 출범했는데요.

이렇게 고속철도가 두 개로 쪼개지면서, 누군가 이익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철도 연속기획,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개통된 수서발 고속철도 SR.

이명박 정부 당시 원래 민영화를 추진하다, 비판에 부딪히자 기형적으로 출범한 회사입니다.

공기업인 코레일은 KTX로 돈 벌어 산간벽지 노선까지 유지하느라 적자를 봅니다.

반면 알짜 고속철만 운영하는 SR은 4년간 968억 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SR의 주주는 누구일까?

코레일이 41%를 갖고 있고, 사학연금, 기업은행, 산업은행이 59%를 나눠 갖고 있습니다.

흑자가 나든 적자가 나든, 코레일만 뺀 나머지 주주들은 연 5.6% 복리 수익을 보장받았습니다.

1,457억 원 투자해, 8년만에 869억 원, 60%의 보장 수익을 챙기는 겁니다.

주식을 팔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면허 조건에 따라 공공기관에만 매각할 수 있지만, 철도 면허권자인 국토부가 규정만 바꾸면 언제든 민영화될 수도 있습니다.

[윤순철/경실련 사무총장]
″이게 지분 방식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민영화가 가능하다.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민영화할 수 있는 준비는 되어 있는 거죠.″

고속철도를 쪼개서 이익을 본 사람들은 또 있습니다.

국토부 관료들입니다.

이승호 전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대표적인 철도 민영화론자였습니다.

2017년 2월 퇴직하고, 보름 만에 SR 사장으로 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스러웠던 때였습니다.

이런 관료들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민자로 개통한 인천공항철도.

적자가 누적되자 2년만에 코레일이 떠맡았습니다.

그런데 코레일이 기껏 다시 흑자로 전환시켜놓자마자, 2015년 국토부가 또 민영화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 민영화된 회사 사장으로, 국토부 관료 출신이 왔습니다.

김한영 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철도 민영화를 주장한 국토부 전관입니다.

김한영 씨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현 정부에서도 국가 철도건설을 책임지는 철도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민영화론 관료들은 지금도 국토부 곳곳에서 요직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국토부는 몇 조 원짜리 민자 철도 사업을 계속 추진 중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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