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효정

가슴 걷어차고 머리채 잡고…어느 원장님의 '훈육'

입력 | 2021-01-26 07:32   수정 | 2021-01-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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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전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원장이 장애인을 사정없이 폭행하고, 인간 이하로 취급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보다 못한 근무자가 영상을 찍어 제보한 건데요, 시설에 부모가 잘 찾아오는 사람들은 안 때리고, 부모가 잘 안 찾아오는 사람들만 주로 때렸다고 합니다.

원장과 친한 부모들은 원장 편을 들면서 방송까지 막으려 드는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 모 원장(지난해 11월)]
″가만히 있어. 혼난다? 혼난다!″

위협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폭행은 무차별적이었습니다.

[강 모 원장]
″가만히 있어, 인마.″

일어서려던 이 씨의 배를 발로 밀더니, 가슴을 걷어찹니다.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기까지.

[강 모 원장]
″왜 선생님한테 대들어?″

낮시간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대전의 한 시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때린 사람은 이 시설의 원장 50대 강 모 씨였고 맞은 사람은 중증 자폐증이 있는 30대 이 모 씨였습니다.

한 달 뒤, 이번엔 이 씨가 눈을 다쳤습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눈에 실핏줄이 다 터져 있어가지고. ′저거 왜 저런거냐′니까 다른 실습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원장님이 눕혀 놓고 밟았다더라′라고...″

폭력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여름, 강 원장은 20대 지적장애인 앞에서 죽도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 샌드백을 힘껏 내리칩니다.

[강 모 원장/작년 7월]
″이게 땡깡 부리는 사람이야. 땡깡 부리는 사람이야. 땡깡 부리는 사람!″

사회복지사 2명과 실습생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놀이′라고 장단을 맞춥니다.

[사회복지 실습생]
″00야 선생님이랑 말타기 놀이하니?″

결국 이를 지켜보던 사회복무요원이 참다 못해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강 원장이) 윽박지르시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위협 같은 거 되게 많이 하시고요. 이건 좀 심하지 않나...″

폭력 행위는 ′선택적′이었다는 설명.

생계 문제로 부모들이 자주 찾지 않는 장애인들이 주로 대상었다고 합니다.

[신00/사회복무요원]
″센터에 부모님이 자주 오시는 애들은 때리는 건 못 본 것 같아요. 00이도 막 안 간다고 버티고 이러는데 시설장님이 (00이를) 때리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요.″

원장은 훈육 차원의 행동이었지, 폭행을 한 적은 없다고 강력 부인했습니다.

[강 모 원장]
″(이 씨가) 일어나서 (타인을) 공격하니까 찬다기보다는 민다고 밀어낸 거였습니다. 00이(박 씨)는 분노조절장애가 있어요. 폭력 쓰려고 쓴 게 아니고 그땐 하도 애들이 그러니까 사실은...″

이번엔 원장과 친한 부모들이 방송을 막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원장 옹호 학부모들]
″<어머니 아들이 이렇게 당해도 괜찮으시겠어요?>
저는 괜찮아요. 저도 괜찮아요.
(방송에) 안 내보냈으면 좋겠어. 확대 해석이야

피해 원생 부모들은 ′협박′을 받았습니다.

[이 씨 어머니]
″전에 있던 원장님이 00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다른 데 갈 수 없다라고... 00엄마가 (방송을) 막아야 된다고...원장님이 그러더라고요. 사모님하고 같이 저 만나러 온다고 써달라고. 탄원서요.″

이 시설에 지원되는 세금은 매년 1억 5천여만 원.

그런데도 대전시는 돈만 대줄 뿐이라고 하고, 구청은 정기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전 중구청 관계자]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분들을 만나서 ′괜찮으세요?′ 뭐 이렇게 그런 정도의 지도점검은 사실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CCTV 설치 의무화를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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