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우종훈

'39층 스카이라운지' 홍보 열 올리더니‥"부실 공사"

입력 | 2022-01-17 20:00   수정 | 2022-01-1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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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사고가 시작된 곳은 39층.

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프리미엄 시설이 들어선다면서 홍보를 했는데, 바로 여기서 사고가 시작됐습니다.

스카이라운지 같은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층보다 하중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런 만큼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는데요.

전문가들은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안전은 뒷전이었다고 지적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5월, 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 분양 홍보를 위해 올린 영상입니다.

도심에 위치한 초고층 아파트, 특히 가장 높은 39층에 게스트하우스와 스카이라운지가 마련된다고 강조합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홍보영상]
″화정 아이파크는 광주에 정점을 찍는다는 콘셉트에 맞춰 게스트하우스와 스카이라운지가 단지 내부에 설치된다고 하니‥″

그런데 이번 사고는 이 39층 바닥층에 콘크리트를 붓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사고 직전 영상을 보면 가운데 무릎 높이의 차단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왼쪽의 높은 쪽 위로는 게스트하우스와 스카이라운지가, 아랫쪽에는 화단이 설치될 예정이었습니다.

건설노조 등이 공개한 설계도면을 보면 스카이라운지 등이 설치될 39층 바닥은 다른 곳 보다 콘크리트 두께가 10cm 두껍게 설계됐습니다.

다른 층보다 층고가 75cm나 높고 많은 사람들이 공용 공간이었기 때문에 더많은 콘크리트를 부어 튼튼하게 지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송창영/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동바리(지지대)를 더 오랫동안 존치시켜야 되고, 추가 하중이라든가 변경된 하중들에 대해서 제대로 정리를 해줘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또 스카이라운지가 위치한 곳은 화단 쪽보다 50cm 가량 높습니다.

바로 아래 각종 설비와 배관이 들어갈 예정이어서 높이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이런 경우 높은 쪽의 하중이 아랫쪽으로 작용하고, 다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낮은 쪽으로 흘러내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사고 10분 전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높은 쪽의 모서리 부근 거푸집이 소리를 내며 부서졌고, 콘크리트가 아래쪽으로 빨려 내려가는 모습이 선명히 찍혔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이런 부위 같은 경우는 가장 취약하거든요, 경계부 쪽이. (차단벽이) 툭하고 꺼지면서 옆에 있던 (슬래브 두께) 35cm의 콘크리트가 꺼졌던 부위로 집중이 됐을 가능성이 있어요.″

경찰도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영상에서 콘크리트가 흘러내리는 위치가 화단 쪽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설계도상 내용과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 취재: 이정현(광주) / 그래픽: 오청미(광주)·유소영(서울) / 화면 출처: 유튜브 ′채널 H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