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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규
밤이어야 더 화려?‥극장국가 북한의 심야열병식
입력 | 2022-04-27 20:30 수정 | 2022-04-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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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이 이번에도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죠.
원래는 낮에 하던 행사였는데, 2년 전부터 밤에 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야간 행사로 굳힌 모양새인데요.
김정은 시대의 특징이 된 심야 열병식.
그 속에 감춰진 의미가 뭔지, 곽승규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평양 하늘에 등장한 북한의 공수부대원들.
형광 조끼를 입은 이들이 대형을 이룬 채로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조선중앙TV 중계멘트]
″김일성 광장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심야열병식은 지난 2020년 당 창건 75주년 행사 때 처음 시작됐습니다.
이후 이번까지 연속 4번 심야 열병식이 이뤄졌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대형 전광판에 시선을 집중시키기엔 태양이 없는 밤이 더 효과적입니다.
사전에 촬영한 영상물과 현장의 중계 영상을 합치는 건 요즘 올림픽 개회식의 경향과 유사합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낮에 비해서 집중도도 훨씬 높고‥북한은 극장국가라고도 표현을 합니다. 그만큼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그런 효과를 노리면서 보여주는 것″
북한은 그제 열린 열병식을 하루 동안 편집한 뒤 공개했습니다.
영화 같은 촬영 기법과 편집을 적용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등장도 그랬습니다.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하얀색 옷을 맞춰 입고 등장한 김 위원장은 마치 영화배우처럼 레드카펫을 걸었습니다.
국기 게양식 때는 여러차례 눈을 감으며 감상에 빠진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딸들을 국가방위의 전초선에 내세운 이 나라 모든 가정에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감성적인 연출과 달리 메시지는 위협적이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과 신형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을 잇따라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의 근본이익을 침해당하면,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김위원장의 연설은 대북제재강화나 한미연합훈련에도 핵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해석을 낳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유엔은 즉각 우려의 뜻을 나타내며 북한이 대화의 길로 돌아오길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영상편집 :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