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현진

반지하 살던 4명 숨졌다‥'비극' 일가족 빈소 가보니

입력 | 2022-08-10 19:28   수정 | 2022-08-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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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신림동에 있는 반지하 주택이 잠기면서 일가족 세 명이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렸죠.

이렇게 기록적인 폭우는 어김없이,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취약계층들에게 치명적이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그제 밤, 집중호우 속에 순식간에 천장까지 물이 들이찬 서울 관악구의 반지하 주택.

그 안에 살던 40대 발달장애인 여성과 여동생, 여동생의 10대 딸은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에 이웃들이 나섰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김인숙/주민]
″(할머니가) 우리 애들 좀 빨리 도와달라고, 막 울면서… 그래서 빨리 끊으라고. 야 빨리 지하 가봐라 애들이 물 차서 못 나온단다. 문이 안 열린 거야 물이 차서…″

오늘 세 사람의 빈소가 차려졌습니다.

환히 웃고 있는 영정 사진 아래로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꽃들이 놓여 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에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직장 동료는 발달장애인 언니를 보살펴온 동생이 평소에도 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왔다고 말합니다.

[김소연/희생자 직장 동료]
″(동생이) 이사를 못 간 건, 언니의 생활반경이 거기에 다 잡혀 있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반지하 주택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하에 있던 물은 거의 다 빠지고, 움푹 팼던 땅도 평평하게 복구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물 냄새가 아파트 주변을 감싸고, 흙더미에 덮인 차들이 주차장 안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틀째 이어진 복구 조치로 지하에 찼던 물은 다 빠졌지만, 가구들이 흙탕물에 뒤덮여 어지럽게 놓여있는 상태입니다.

배수 조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는 반지하를 가장 먼저, 아프게 덮쳤습니다.

세 사람이 참변을 당한 신림동뿐만 아니라 동작구의 한 반지하 빌라에서도 50대 여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번 폭우로 사망한 10명 중 반지하에 있다가 숨진 사람은 모두 4명입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 / 영상편집: 조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