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단독] '50억 미만' 설계도 위험성 평가한다더니‥"해당 없다"?

입력 | 2022-10-07 20:16   수정 | 2022-10-0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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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산사태 복구 공사에 투입된 굴착기 기사가 숨진 사고가 있었죠.

4년간 도로공사의 공사현장에서 35명의 노동자가 숨졌는데, 대부분 발주금액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이런 소규모 공사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위험성 평가를 하겠다고 대책을 내놨는데,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요?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충남 예산군의 당진-대전고속도로.

교량 보수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40미터 아래로 추락해 모두 숨졌습니다.

발주금액 32억 원의 공사였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는 유지·보수공사의 98.6%는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입니다.

이 같은 공사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도로공사가 안전대책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50억 원 미만 공사의 경우 설계 단계에서부터 위험성을 평가하고 검토의견서를 작성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안전보건대장′ 작성 의무가 없는 공사다 보니, 사전에 위험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과연 지켜졌을까.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서 산사태 복구작업 도중 숨진 굴착기 기사 26살 박지완 씨.

소형 굴착기로 가기 어려운 산비탈에 사다리를 대놓고 건너려다 굴착기가 전복돼 숨졌습니다.

이 공사 역시 발주금액 50억 원 아래였습니다.

도로공사에 당시 설계 단계 위험성 평가 결과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총 공사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엔 작성 대상이지만, 43억 원짜리 공사여서 해당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고 박지완 씨 아버지]
″50억 미만이라도 할 건 해야죠. 실질적으로 사고 나는 건 소규모(공사)인데, 규모가 적다고 제껴놓는 게 말이나 되냐고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한국도로공사의 공사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35명.

이 가운데 1명을 빼고는 모두 발주를 받은 하청업체의 노동자였습니다.

[강대식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국도로공사가 위험의 외주화를 했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발주공사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일부 공사현장에선 설계 단계 위험성 평가를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