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다현

눈 그쳤지만 피해 눈덩이‥폭설에 묻힌 성탄

입력 | 2022-12-25 20:04   수정 | 2022-12-25 22:2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성탄절인 오늘도 애끓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던 분들이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설로 피해가 컸던 호남 지역에서는 아직도 복구 작업을 시작도 못 한 곳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워낙 많은 눈이 쌓여서 치우기도 쉽지 않은데다, 매서운 강추위도 복구를 늦추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6cm까지 눈이 쌓인 전남 장성군의 한 농장.

염소를 키우던 축사가 땅바닥까지 푹 꺼졌습니다.

낮이 돼도 녹지 않고 쌓여있는 눈이, 무너져내린 시설 구조물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 하우스에도 염소 40마리가 살고 있었는데요. 원래는 이렇게 단단한 철제 파이프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는데 엿가락처럼 휘어서 바닥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이미 염소 5마리를 잃은 농민은 나머지 3백 마리를 대피시킨 창고가 워낙 좁다 보니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박래섭/염소 농가]
″항상 자식같이 이렇게 키워왔는데 죽어나가고 그러면 마음이 아프죠. 또 밟혀 죽을 확률이 많아서 지금 마음이 급합니다.″

레드향을 재배하는 농가의 하우스도 푹 내려앉긴 마찬가지입니다.

천장이 주저앉아, 일조량을 조절할 때 쓰는 커튼도 열지 못하게 됐습니다.

[박장열/레드향 농가]
″미치겠어요 지금. 환기도 못하지 햇빛도 못 받지. 어떻게 하냐는 말이에요.″

전남지역에서 이번 폭설로 피해를 본 농업 시설 하우스는 56곳, 축사는 13곳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50cm에 가까운 폭설이 쏟아진 전북 정읍도 시내 전역이 여전히 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도로 옆에 산더미 같이 쌓인 눈을 치우고 실어나르느라 중장비가 분주히 움직입니다.

주말에만 제설장비와 자원봉사자 등 2백여 명을 투입해 4,500톤 가량의 눈을 걷어냈지만, 이제야 시내 핵심 도로 통행이 가능해진 정도입니다.

[임용덕/정읍시청 건설과장]
″주요 도로 같은 경우는 내일까지 해서 마무리할 계획이고, 간선도로 같은 경우는 한 6~7일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임실에서도 군 장병들까지 투입돼 제설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대설과 한파로 동파 926건, 시설물 붕괴 380건 등이 신고됐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환 (광주), 김종민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