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현진

터널을 집어 삼킨 '화마'에 5명 숨지고 37명 다쳐

입력 | 2022-12-29 19:48   수정 | 2022-12-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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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오후 경기도 과천의 제2 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를 지나던 폐기물 운반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 불이 소음을 막기 위해 도로 위에 설치한 ′방음터널′에 옮겨 붙으면서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습니다.

먼저 불이 난 당시에 다급했던 현장 상황 전해드립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뻘건 화염이 고가도로 위로 솟구치고.

[목격자]
″저기 어디야?″ ″도로요.″ ″도로?″ ″예.″

강력한 폭발음도 연이어 터져 나옵니다.

[박영희/목격자]
″불이 점점점 커지더니만, 까만 연기가 나오고 난리가 나서 사람은 안 보였고…″

불은 오늘 오후 1시 50분쯤 경기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의 방음터널 구간에서 발생했습니다.

119에 가장 먼저 신고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에는, 성남 방향으로 이동 중이던 트럭 하부에 불꽃이 일어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최초 119 신고자]
″뒤에 있는 트럭이 불나고 있었고 119에도 ′불 나고 있다′고, ′연기가 점점 차는 것 같다′고 신고를 한 걸로 기억하거든요.″

이후 급격히 커진 불길이 차량 위쪽 방음터널에 옮겨붙자, 터널 안은 이내 아비규환으로 변했습니다.

폭격을 맞은 듯 화염이 도로를 뒤덮었고, 터널 아래로 불똥이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터널은 불길이 빠르게 번지는 촉매가 됐습니다.

″벌건 게 저쪽으로 타고 가잖아요. 무섭다.″

불이 확산되는 동안 운전자들이 차를 버리고 황급히 대피했지만, 최초 불이 난 트럭 옆을 지나던 차량 4대에서 5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승현/과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터널의 강화 플라스틱으로 불이 옮겨붙어서 연소 확대된 상황입니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 접수 20분 만에 최대 14개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긴급 발령했습니다.

소방헬기까지 동원해 한 시간 반만인 오후 3시 18분 큰불을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차량 45대가 소실됐습니다.

경찰 2백여 명이 터널 양방향 진입을 막으면서 주변 도로는 오후 내내 극심한 정체를 빚었습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