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정우

아무도 몰랐던 고통‥수원 '세 모녀' 비극

입력 | 2022-08-23 07:18   수정 | 2022-08-2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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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원의 다세대주택에서 병마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그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집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질병과 빚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경기도 수원의 한 골목.

구급차 두 대가 들어오고 경찰 과학수사대 차량도 모습을 나타냅니다.

집 앞에는 병원 이송 차량도 도착했습니다.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겁니다.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안에선 60대 여성과 40대인 두 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듯, 현관의 잠금장치가 뜯겨나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고, 집안에선 모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힘들다″며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머니인 60대 여성은 암 투병을 해왔고, 두 딸도 희귀병 등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 모녀가 산 집은 40제곱미터 규모로, 월세는 42만원 수준.

하지만 채무와 병원비 때문에 3번 정도 월세를 밀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과금도 체납돼, 현관문 앞에는 ′연락을 바란다′는 도시가스 검침원의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단절된 위기 가구였지만, 지역 주민센터는 이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이사 오시고 나서 전입신고도 안하셔서 저희 동 주민으로 등록이 안 돼 있었어요. <상담 오시거나 이런 것도?> 그런 내역도 없어요.″

숨진 모녀의 주소지로 신고돼 있는 화성시에도 이들이 지원을 요청한 기록은 없었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