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건엽

비닐 천막에 모닥불‥'커피 믹스'로 버텼다

입력 | 2022-11-06 07:07   수정 | 2022-11-0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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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 열흘 만에 190m 지하 갱도에 갇혀 있던 광산 작업자 2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는데요.

지하에 갇혀있던 광산 작업자들은 커피믹스와 암벽에 흐르는 물로 221시간을 버텼습니다.

김건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구조작업 221시간 만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갱도.

바닥에 패널이 깔려 있고 비닐 천막에 모닥불까지 피워져 있었습니다.

폭발 우려 때문에 갱도에선 불을 피우지 않지만 추위와 습기를 피하기 위한 광부 경력 20년이 넘는 작업반장의 결단이었습니다.

매몰 전 들고 갔던 커피믹스 30봉지는 바로 비상식량이 됐습니다.

[50대 매몰 구조자]
″커피믹스 한 열 몇 개랑 물을 끓일 수 있는 커피 포트(도 가져갔죠.), 이제 (평소에는) 전기가 당연히 들어오니까.″

하지만 3일이 지나고 가져간 물 10리터와 커피가 바닥나고 나머지 일주일은 암벽에 흐르는 물로 버텼습니다.

또 고립됐지만 낙담하지 않고 곡괭이로 구조통로를 10m나 파냈고, 안에서 화약으로 발파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마지막 지탱한 것은 경험과 동료애였습니다.

[박근형/60대 매몰 구조자 아들]
″같이 가셨던 분이 경험이 좀 없으시다 보니까 아버지도 많이 무서우셨을 텐데 그분을 좀 더 많이 달래면서…″

한편 경찰은 구조가 마무리 됨에 따라 사고 업체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구조 지연과 감독 부실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건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