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예배 중 미등록 이주민 체포 논란‥일손 채울 현실적 대안 필요

입력 | 2023-04-07 20:27   수정 | 2023-04-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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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등록 이주민, 쉽게 말해서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이죠?

일할 사람이 없는 영세한 농장이나 공장에서는 눈 감아 달라고 주장하고, 정부는 불법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 입니다.

문제는 이 단속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건데요.

손은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필리핀 이주민 교회에서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예배 중이던 필리핀 국적 남녀 9명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합니다.

이들은 미등록 외국인입니다.

한 여성은 어린아이를 집에 홀로 둔 채 출입국 관리소의 수감시설에 갇혔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불거지고 있는 인권 침해 사례들입니다.

단속반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공장과 일터로 찾아옵니다.

[공장주]
″출입국 사무소인데 단속 들어가겠다고 해서, 저는 ′어어어‥′ 하다가 ′하지 마세요′ 그런 말도 못 하고 그냥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농장과 공장들은 미등록 이주민이 없다면 가동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박수규/농민]
″(농촌에는) 한국인도 없고 또 (합법) 이주 노동자들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조건도 감수할 처지에 있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와서 농민들과 함께 그 힘든 일을 해내고‥″

그래서 지자체가 나서기도 합니다.

전북 정읍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베트남에서 34명의 계절노동자를 데려와 농가가 보냈습니다.

[만로크/베트남 람동성]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고 저희 단체를 정중하게 환영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는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고 하소연합니다.

[김희정/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농어촌이나 제조업, 영세 사업장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고 그 자리를 사실상 미등록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체류권 보장을 해야‥″

당연히 불법은 막아야 하지만 단속과 추방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합법적인 대안을 더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준 (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