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엄지인

'한국형 핵우산 강화' 뭐가 바뀌나? 북한 압박 통할까

입력 | 2023-04-26 19:49   수정 | 2023-04-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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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러면 미국 측이 미리 공개한 ′워싱턴 선언′의 내용과 의미, 외교안보팀 엄지인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엄 기자, 아직 정상회담이 시작되지도 않았고, 최종 결과물이 나온 건 아닙니다만, 미국 고위관료의 설명대로라면 한국과 미국의 ′핵 협의 그룹′이 신설된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현재도 이 비슷한 협의체가 한미간에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진 않았습니다만, 현재 차관급으로 운영하고 있는 ′확장 억제 전략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특히 핵 문제와 관련해서 상시 소통하는 창구가 마련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국방연구원 조비연 연구원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조비연/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북한에 대한)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조금 더 한반도의 상황을 이해하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 조금 유리할 수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 앵커 ▶

조금 유리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 의견을 좀 더 자주, 좀 더 강하게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거군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나토식 핵 공유′보다 강력한 형태가 될 거라고는 얘기도 했었는데, 지금 나온 내용대로라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기자 ▶

운영하는 방식은 나토와 비슷해 보이는데 핵이 어디에 있느냐에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나토의 경우 미국이 전술핵을 유럽에 배치는 해뒀는데, 이번 워싱턴 선언에선 한반도에 핵 배치는 없다고 거듭 확인했거든요.

또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의 응징·보복을 문서로 강조하지만 그 수위나 의지는 미국이 정한다는 점에서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준형/전 국립외교원장]
″핵을 사용할 것인가의 결정은 미국이 하는 거잖아요. 심리적 안정이라든지 몇 가지 가능성을 높이는 거 외에 이번도 사실은 우리가 가져오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 앵커 ▶

두 나라가 별도 문건을 내놓는다고 사전에 예고했을 정도로 워싱턴 선언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집중됐었는데요.

막상 크게 진전된 건 아니다, 이런 비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우리 입장에서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져가지 않았나, 이런 비판도 있을 것 같아요.

◀ 기자 ▶

물론 우리가 비핵화 공동선언에 가입했기 때문에 핵무기 자체 개발에 장벽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앞서 특파원 리포트에도 나왔지만 미국은 워싱턴 선언의 내용을 사전에 중국에 설명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우리 만큼이나 중국을 의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요.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는 물러설 수 없는 원칙입니다.

이번 선언을 통해 미국은 확장억제 만큼이나 ′한반도 비핵화′도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 겁니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반면 우리는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남북 대화가 완전히 끊긴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준 거죠.

미국이 북한 위협에 직접 대응하고 전략 자산을 한반도로 보낸다는 내용 자체는, 기존의 미국의 전략과 큰 차이가 없고 일관 되게 유지해 온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가 강조한 ′한국형 핵 우산 강화′가 더 확대되고 실효성 있는 조치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 앵커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이 워싱턴 선언, 목적은 결국 북한의 핵 도발을 멈추게 하겠다는 건데, 과연 북한에게 먹힐까요?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 기자 ▶

최근의 흐름대로라면 북한이 워싱턴 선언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설명 듣겠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확장 억제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북한이 거기에 대해 위축되거나 겁을 먹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공세적으로 정찰 위성을 비롯해서 다양한 무기체계 실험을 더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핵을 김정은 체제 유지의 수단이자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보기 때문에, 군사적 압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건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해서 미국에만 밀착하는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묵인 심지어 지원할 우려도 지금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앵커 ▶

엄지인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