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영

'공짜 마약'에 호기심으로 접했다 중독‥미성년 마약 피의자 15명 검거

입력 | 2023-04-26 20:32   수정 | 2023-04-26 21:0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우리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 범죄, 거래와 유통이 쉬워지면서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4년 사이에 청소년 마약 사범이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마약 사범 130여 명을 붙잡았는데, 이 중에 미성년자가 열다섯 명이나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마약을 쉽게 구하는지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인적 드문 골목길.

차량 운전석에 앉은 남성이 흰색 가루가 든 봉투를 꺼내듭니다.

60명 넘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건넨 겁니다.

이곳에서 마약을 건네받았던 남성은 이후 미성년자들에게 마약을 제공하거나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남성에게서 마약을 받은 미성년자 김 모 양(가명).

이미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16살이었던 2년 전, 친구에게서 필로폰 투약을 제안받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호기심일 뿐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독 증세를 보였습니다.

친구를 통해 투약을 지속하다 결국, 어른들과도 연결됐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성인 마약사범들과 만나 필로폰을 두 달간 여러 차례 투약했습니다.

경찰은 김 양에게 마약을 건넨 사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31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 중 마약을 받아 투약한 미성년자가 15명입니다.

[강선봉/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SNS, 랜덤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성인 마약사범 또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학교, 동네 친구들을 통해서 처음 필로폰을 접했고, 호기심으로 필로폰을 접했으나 이후 중독으로‥″

태국에서 마약을 들여온 판매책들은 주로 비대면으로 거래했지만, 미성년자들과는 직접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돈을 주고 하는 거래가 아니라, 일종의 영업 활동처럼 ′공짜 마약′을 나눠주기도 했던 겁니다.

[강선봉/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판매도 있고 무상 제공도 있습니다. 반복하게 되면 혼자 은밀히 투약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투약하게 되고‥″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공급 또는 투약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습니다.

이번에 경찰이 구속 송치한 마약사범 19명 중 상습투약과 판매 혐의를 받는 미성년자도 1명 포함됐습니다.

경찰은 ″실수라도 마약류를 접했다면 숨기지 말고, 경찰이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적극 알려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최문정 / 영상제공: 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