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선

태국 총선에서 개혁정당 압승‥군부 정권, 이번엔 교체되나?

입력 | 2023-05-16 20:40   수정 | 2023-05-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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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데타 이후 변함없이 군부가 정권을 잡아왔던 태국에서는 개혁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군부 여당도, 탁신 전 총리 계열도 아닌 40대 젊은 정치인이 이끄는 제3의 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한 건데요.

젊은 유권자들이 마치 스타를 보듯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실제 정권변화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선거 승리 행진이 펼쳐진 방콕.

민주화 시위의 역사를 상징하는 민주 기념탑 광장이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행진의 주인공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창문에 서서 열렬히 손을 흔들기도 합니다.

돌풍의 주역은 전진당 대표 43살의 피타 림짜른랏입니다.

[피타 림짜른랏/태국 전진당 대표]
″머지않아 여러분이 갖게 될 다음 총리는 피타 림짜른랏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나라를 함께 변화시킬 것입니다.″

제3세력 ′전진당′이 거둔 총선 승리.

하원 500석 가운데 152석을 얻어 제1당이 됐습니다.

특히 방콕에서는 33개의 선거구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했습니다.

피타 대표는 입헌군주제의 개혁과 징병제 폐지를 통한 군 권력 축소 등의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장기 집권 중인 군부, 부패 이미지가 강한 탁신 전 총리계열의 야당도 싫은 유권자들에겐 피타의 전진당은 대안이 됐습니다.

[마나산 판팍/35세 유권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나갔고, 그것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과거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성공했습니다.″

특히 성공한 사업가출신에 하버드대를 졸업한 이력까지, 피타는 태국 MZ 세대의 기대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타의 승리가 바로 권력의 민간 이양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피타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려면 민주 선거로 뽑은 하원 500명과 군부가 임명한 상원 250명을 더한 750명의 과반인 376명이 필요합니다.

전진당은 연정을 구성했지만, 상원에서 군부의 힘이 절대적이어서 과반 확보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티티난 퐁수디락/쭐랄롱꼰대학교 정치학자]
″변화가 오고 있고 군부는 그것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그들이 모든 것을 지키려고 한다면, 그들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군부의 쿠데타와 정치세력의 부패가 번갈아 자리하며 개혁이 좌절됐던 태국에서 정치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영상편집: 박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