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성철

수호이 잡은 싸구려 '골판지 드론'‥"스텔스기 안 부럽네"

입력 | 2023-09-02 20:19   수정 | 2023-09-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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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러시아의 군 비행장을 기습 공격해서 여러 대의 최신예 전투기를 파괴시킨 일이 있었죠.

알고보니 이 드론은 골판지를 척척 접어서 만든 싸구려 종이 드론이었습니다.

금속 재질이 아니어서 레이더 감지가 안 돼 러시아 방공망이 속수무책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재래식 무기들이 최첨단 전자기기가 판치는 현대전에서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다고 합니다.

윤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군비행장 인근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커다란 폭음과 함께 땅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새벽녘의 기습 공습으로 러시아군의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30 넉 대와 미그-29 한 대가 파괴됐습니다.

야전 방공체계인 판치르 미사일 발사대 두 대와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도 피해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혁혁한 전과를 올린 우크라이나군의 무기는 골판지를 접어 만든 싸구려 조립식 드론이었습니다.

한 호주 기업이 개발한 이 드론은 3kg 무게의 폭발물을 싣고 시속 60km 속도로 120km 거리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종이 재질인 만큼 레이더 탐지가 아예 불가능해 사실상 스텔스 기능도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인데 3천5백 달러, 우리 돈 460만 원에 불과합니다.

호주 정부는 올해 3월부터 매달 1백 대씩, 골판지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건네고 있습니다.

러시아 본토의 대공망이 최근 들어 숭숭 뚫리는 것도 골판지 드론의 도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공망으로 직접 격추시키거나 전자전 장비로 떨어뜨려야 하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 수지타산이 맞질 않습니다.

[이고르 코나센코프/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우크라이나군이 보낸 무인 드론 73대를 우리 군의 전자전 장비로 떨어뜨렸습니다.″

재래식 무기에 값비싼 첨단 무기가 허비되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발사하는 로켓을 아이언돔 방어 체계로 90% 이상 막아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언돔에 쓰이는 미사일은 한 발당 우리 돈으로 5천만 원이 넘지만 팔레스타인 로켓은 수십만 원 수준.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 공격은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이스라엘에게는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