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경미

전기톱 들고 유세‥아르헨티나 '극우 괴짜' 대통령 당선

입력 | 2023-11-20 20:16   수정 | 2023-11-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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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극우 괴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려온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자인데요,

중앙은행 해체, 장기 매매 합법화 등 과격한 공약을 내거는가하면, 정부 지출을 쳐내야 한다며 유세장에 전기톱을 들고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경제난 때문에 민심이 좌파정권에 등을 돌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경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중앙은행을 해체하고 달러로 페소화를 대체하겠다.″

파격적이다 못해 극단적인 경제 공약을 내세웠던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가 55%의 득표율로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밀레이는 ″19세기 자유경제로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잃어버린 번영을 되찾겠다″며 당선 일성을 밝혔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던 우리가 오늘날 세계 130위 국가가 됐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절반은 가난하고, 나머지 10%는 극빈층입니다. 빈곤의 악순환을 멈춰야 합니다.″

올해 53살인 밀레이는 2021년부터 초선 하원 의원을 지냈지만, 정치적 존재감은 거의 없던 아웃사이더에 가까웠습니다.

말 그대로 비주류 경제학자 출신인 그가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대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부터였습니다.

거침없는 입담과 정제되지 않은 제스처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렸는데, ″정부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전기톱을 들고 다니는 퍼포먼스로 지지층을 결집했습니다.

외신들은 현지에서 극우 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크지만 물가상승률이 142%에 달하는 최악의 경제난 때문에 좌파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비아 콘스탄첼로/아르헨티나 시민]
″내가 매우 사랑하는 아르헨티나의 변화를 원합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퇴보했습니다. 밀레이는 좋은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더 이상 페론 좌파주의는 필요 없습니다.″

밀레이는 현재 18개인 정부 부처를 최대 8개로 줄이는 안과, 장기 매매 합법화도 예고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는 중국·브라질과 거리를 두며 친미·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왔는데, ″중국과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밀레이 당선인은 다음달 10일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MBC뉴스 이경미입니다.

영상 편집: 최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