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혜리

외제차만 노려 위치추적기에 '몰카'까지 설치‥수억 원 절도 일당 검거

입력 | 2023-11-20 20:23   수정 | 2023-11-20 21:34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고급 수입차를 골라 위치추적기를 붙이고, 미행을 해서 집을 알아냅니다.

현관 앞에 카메라를 달아놓고 비밀번호를 엿보고, 집이 비면 들어가서 순식간에 털었습니다.

일당은 7명,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지만 결국 붙잡혔습니다.

이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서울 광진구의 한 고급 아파트.

모자와 마스크 차림 남성 두 명이 엘리베이터에 올라 탑니다.

40여분 뒤, 이번에는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옵니다.

손엔 유명 쇼핑몰 택배 상자와 커다란 비닐 봉지들이 들려있습니다.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연락하더니 곧 또다른 남성이 합류합니다.

이들은 상자 속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함께 지하로 사라집니다.

당시 이들은 아파트 빈 집에 들어가 현금 1억3천만원과 명품 가방, 시계 등 금품 6억원 어치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범행은 계획부터 치밀했습니다.

고급 외제차 차주들을 물색하고 차량을 미행해 거주지를 알아낸 뒤, 차 밑바닥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부착해 집주인의 외출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아파트 복도 천장에 모형 화재경보기를 달고 그 안에 설치한 몰래카메라를 통해,

집을 드나드는 피해자 가족을 감시하며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건물 입구 현관도 어수선한 틈을 노려 마음먹은대로 드나들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입주가 얼마 안 됐을 때 이사 직원이라고 하면은 다 열어주고, 또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많아가지고 남들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면 되니까…″

이들은 금품 외에도 훔쳐 나온 열쇠로 피해자 차량을 열어 블랙박스 저장 장치를 제거하는 등 증거를 없애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일당 7명을 붙잡아 5명을 구속했습니다.

주범인 30대 남성은 처남과 매부 등 친척과 지인들을 끌어들였습니다.

강남구와 서초구, 양천구 등지에서 같은 수법으로 여덟 세대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이 범행을 모의하려고 마련한 사무실에선 무전기 넉 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일당을 검찰에 넘기고, 다른 범행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영상 취재 : 남현택/영상 편집 : 박정호